해양쓰레기, ‘수거’보다 ‘차단’이 중요하다
해양쓰레기, ‘수거’보다 ‘차단’이 중요하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10.26 1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 3면의 바다에서 지난 10년간 수거한 해양폐기물이 무려 100만여 t에 달한다. 제주 바다도 마찬가지다. 해마다 해양쓰레기를 수거해도 바닷속은 각종 해양쓰레기들로 가득하다.

해양쓰레기의 종류도 다양하다. 폐그물에서부터 고철, 음료수 캔, 플라스틱병, 폐타이어, 목재 등이 나오고 있으며 밧줄 등 폐어구도 상당하다.

그제 제주메세나협회 주관으로 진행된 2021 환경개선 프로젝트 ‘깨끗海지구파’에 참여한 도내 중학생들이 바다에서 수거한 쓰레기를 보면 유리병, 철근, 밧줄 등 각가지 종류가 다 있었다. 특히 이들 중학생들은 “(우리들이) 꺼낼 수 없는 타이어, 스쿠터 등 대형 폐기물이 많았다”고 했다. 제주바다가 어떻게 해서 폐차장같이 되고 있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문제는 해양 폐기물은 급증하는 데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처리시설은 없다는 점이다. 제주에 처리시설을 지으려 해도 기본적으로 소각시설을 갖춰야 하는 등 비용면이나 운영면에서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해양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것도 어렵다. 육상폐기물과 달리 염분을 제거해야 하는 작업이나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바다에 쓰레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바다로 유입되는 쓰레기를 막기 위한 효율적인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일례로 도내 하천에 쓰레기를 거르는 차단시설을 보기 어렵다.

이런 식으로는 해양쓰레기 대책이 백년하청이 되리라는 것은 물어보나 마나다. 제주바다에 쌓이고 있는 해양쓰레기 양에 비해 수거되는 양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수거 중심의 해양쓰레기 대책으로는 바다 오염을 막을 수 없다는 얘기다.

어업과 관련한 쓰레기 해결을 위해서는 생분해성 어구사용, 어구 실명제, 어구 보증금 같은 친환경적 어구 관리방안이 전면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육상에서 버려져 바다로 유입되는 쓰레기를 없애기 위해서는 도내 하천 하구에 차단막을 설치해야 한다. 큰비만 내리면 쓰레기가 하천을 따라 바다로 떠내려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식은 곤란하다.

해류를 타고 제주 해안에 유입되는 중국산 쓰레기도 상당하다. 한중(韓中) 간 협력이 절실하다. 해양폐기물은 비단 제주도만의 문제는 아니며 이를 줄이는 것은 국가적 당면 과제다. 해양오염의 결과는 해양생물을 비롯한 해양생태계의 오염으로 이어지고, 오염된 어패류와 수산물은 우리들의 식탁으로, 입으로 되돌아온다.

수거 중심의 쓰레기 사후처리 정책을 해양쓰레기 발생량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차단정책으로 전환할 때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