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감염병과의 공존 ‘기회이자 위기’…대비에 달렸다
[창간특집] 감염병과의 공존 ‘기회이자 위기’…대비에 달렸다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1.09.30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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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가 가져올 변화와 과제]

1차 산업, 언택트 소비 패턴 맞춰 전환 필요…공공 지원 절실
대면 불가피한 관광 산업은 힐링·휴식·안전 등 수요 흡수해야
복지 분야는 수요자 따라 기존 돌봄·비대면 서비스 모두 필요
교육·문화·치안 등 사회 전 분야 변화 불가피…대응 서둘러야

‘위드(with) 코로나’는 단계적 일상 회복, 즉 코로나19와의 ‘공존’을 뜻한다. 팬데믹이 완전히 종식된 ‘포스트 코로나’로 향해 가는 징검다리의 하나가 될 수도 있지만, 감염병 사태를 일상 속에 받아들이고 삶을 영위해야 하는 ‘휴전’ 상황에 머무를 수도 있다. 델타 등의 변이 바이러스가 출몰하고, 돌파감염까지 나타나는 지금으로서는 후자의 가능성이 더욱 크다. 그래서 본지는 위드 코로나 시대가 제주 지역사회에 가져올 변화와 과제를 짚어봤다.

■ ‘제주산’ 온라인 수요 확대 기회

위드 코로나 시대에 가장 민감하고 빠르게 변화할 분야는 단연 경제다.

코로나19가 사실상 강제적으로 끌어당긴 ‘비대면’은 기존의 소비 패턴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먼저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마켓이 온라인으로 옮겨지고 있다.

대면 접촉에 대한 기피를 언택트 소비로 잇는 톱니바퀴는 고도의 정보통신기술(IT)이다.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가 역설적이게도 4차 산업혁명의 실용화를 앞당기고 있는 셈이다.

제주로서는 기회이자 위기다.

청정 이미지를 앞세운 제주지역 1차산업 상품은 온라인 마켓을 통해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로도 뻗어나갈 수 있다. 특히 ‘JQ’(제주특별자치도 우수제품 품질인증), 6차산업 인증 등 품질과 상품성을 공인받은 상품들은 감염병에 대한 불안과 건강을 중요시하는 위드 코로나 시대의 소비 트렌드와 맞아 떨어져 더 큰 수요를 맞이할 수 있다.

위드 코로나가 가져다 준 기회가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서는 행정당국의 지원이 절실하다.

공공 거점가공센터와 온라인 유통 플랫폼 등을 구축해야만 1차산업 종사자들이 마케팅, 비대면 판로 확대, 유통 등에 필요한 전문성을 고민하지 않고 생산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 관광은 대면 강세…질적성장 절실

관광은 비대면 소비로 전화되기 힘들다. 직접 가서 보고, 먹고, 즐겨야하는 여행 특성상 관광산업은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대면 소비가 절대적이다.

올해 하늘길을 통해 제주를 찾은 제주국제공항 항공 여객은 지난 8월 기준 1637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69만명 대비 19.5% 증가했다.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제주를 찾는 여행객 수는 점차 회복하고 있다는 점은 오프라인에서 대면해야 하는 관광산업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결국 제주관광은 팬데믹 이전부터 추진해 온 질적성장을 지속적으로 주력하는 동시에 힐링과 휴식, 안전 등 위드 코로나 시대의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과 콘텐츠를 선보여야 한다.

이에 더해 위드 코로나에 힘입어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확대도 조심스럽게 전망되고 있는 만큼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인바운드 전략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 수요자 맞춤형 대면·비대면 복지

마스크 착용은 당연하고, 가는 곳마다 ‘제주안심코드’로 방문 이력을 남기고, 백신 접종일을 달력에 적는 일은 이제 너무나 당연한 일상이 됐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우리는 서서히 팬데믹 이전의 일상을 되찾겠지만, 코로나19를 완전히 떨쳐낼 수는 없다.

그래서 위드 코로나 시대는 경제만큼이나 사회 각 분야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가장 시급히 변화에 발맞춰야 하는 분야 중 하나는 사회복지서비스다.

실제 제주연구원 제주사회복지연구센터가 지난해 3~5월 도내 44개 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설문과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대면 돌봄과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비대면 서비스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

더욱이 노인과 장애인 등 복지 수요자 역시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술 접근성과 이로 인한 불평등, 기술력 한계 등 ‘디지털 격차’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를 제대로 영위하지 못하고 있다.

팬데믹이 초래한 돌봄·복지영역의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수요자별 대면·비대면 맞춤형 서비스가 반드시 마련돼야 하는 동시에 처우 개선과 비대면 서비스 능력 제고 등 사회복지 종사자들을 위한 지원도 절실하다.

이외에도 원격수업 혹은 제한적 등교 등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변화하는 교육 현장, 오프라인 무대에서 영상 콘텐츠로 무게중심이 이동되고 있는 문화계, 팬데믹 상황을 악용한 사이버 범죄 증가 등 치안 분야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전제로 한 위드 코로나 시대는 우리에게 수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예측할 수 없었지만, 위드 코로나는 눈앞에 놓여 있다.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할 때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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