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쓰레기 주워 작품으로 승화···제주 예술인 ‘눈길’
바닷속 쓰레기 주워 작품으로 승화···제주 예술인 ‘눈길’
  • 김동건 기자
  • 승인 2021.09.27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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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메세나협회 주관 2021 환경개선프로젝트 ‘깨끗海지구파’
예술가, 도민 등 직접 바닷속 들어가 해양쓰레기 수거 구슬땀
수거된 해양쓰레기, 설치예술작품 제작 등 작품으로 재탄생
최근 3년간 도내 해양쓰레기 수거량 증가세...매년 1만t 이상
27일 오후 서귀포시 서귀동 동방파제에서 제주메세나협회 주관 2021 환경개선 프로젝트 ‘깨끗海지구파’에 참여한 도내 예술가와 도민들이 바다 속에서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물 밖으로 나오고 있다. 김동건 기자.
27일 오후 서귀포시 서귀동 동방파제에서 제주메세나협회 주관 2021 환경개선 프로젝트 ‘깨끗海지구파’에 도내 예술가와 도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다이빙 강사 강경환씨가 바다 속에서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물 밖으로 나오고 있다. 김동건 기자.

“해양쓰레기를 직접 주워 작품 만드니 환경도 깨끗해지고, 재료 걱정도 줄어 일석이조에요.”

27일 오후 서귀포시 서귀동 동방파제. 방파제 일대에서 잠수복을 입은 10여 명의 사람들이 입수 준비를 마치고 바다 속으로 뛰어들고 있었다.

이들은 제주메세나협회 주관으로 진행되는 2021 환경개선 프로젝트 ‘깨끗海지구파’에 참여한 도민들로, 양손에는 잠수 장비와 함께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한 그물 등이 쥐어졌다.

‘깨끗海지구파’는 제주지역의 삶의 터전인 바다를 해양오염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도내 예술인과 학생, 도민 등이 3년째 함께하고 있는 문화예술 환경개선 프로젝트다.

이날 입수한 10여 명은 음악가와 영상작가 등 예술가를 포함해 해양 환경 정화 활동에 자발적으로 동참한 다이빙 강사 등 도민들로 이뤄졌다.

27일 오후 서귀포시 서귀동 동방파제에서 제주메세나협회 주관 2021 환경개선 프로젝트 ‘깨끗海지구파’에 참여한 김기대 조각가가 방파제 틈 사이에서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김동건 기자.
27일 오후 서귀포시 서귀동 동방파제에서 제주메세나협회 주관 2021 환경개선 프로젝트 ‘깨끗海지구파’에 참여한 김기대 조각가가 방파제 틈 사이에서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김동건 기자.

또 일부 예술가는 방파제 깊숙한 틈 사이에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환경 정화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방파제 사이에서 꺼낸 쓰레기는 밧줄과 폐그물, 폐플라스틱, 낚시용품, 스티로폼 등 다양했다.

30분가량이 지나자 잠수했던 10여 명이 하나둘씩 물 밖으로 나왔다. 이들의 한 손에는 물 속 깊은 곳에 오랜 시간 동안 방치됐던 해양쓰레기가 가득했다.

이날 수거된 해양쓰레기는 주로 캔과 폐비닐 등이었다. 특히 바다 속에서 건져 올린 쓰레기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마스크가 나온 것이 눈에 띄었다.

다이빙 강사 강경환씨(41)는 “방파제 주변이니 낚시 관련 용품과 음료수 캔이 유독 많이 보였다. 부피가 크거나 무거운 쓰레기도 있었지만 당장 수거하기가 어려워 행정이나 해양경찰에 협조 요청을 한 뒤 수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7일 오후 서귀포시 서귀동 동방파제에서 제주메세나협회 주관 2021 환경개선 프로젝트 ‘깨끗海지구파’에 참여한 도내 예술가와 도민들이 바닥 속에서 직접 수거한 해양쓰레기. 김동건 기자.
27일 오후 서귀포시 서귀동 동방파제에서 제주메세나협회 주관 2021 환경개선 프로젝트 ‘깨끗海지구파’에 참여한 도내 예술가와 도민들이 바닥 속에서 직접 수거한 해양쓰레기. 김동건 기자.

해양쓰레기 수거 이후 ‘깨끗海지구파’의 하이라이트인 ‘수거된 해양쓰레기로 설치미술작품 제작하기’가 시작됐다.

김기대(42) 조각가는 밧줄과 폐그물을 해체하고, 캔을 납작하게 만드는 등 즉흥적으로 각종 해양쓰레기를 ‘세계지도’로 승화시켰다.

김 조각가는 “얽히고설킨 밧줄과 폐그물 등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며 “개개인이 해양쓰레기 수거에 동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지구에는 많은 나라가 서로 얽혀 있듯이 다양한 나라가 해양환경 정화 활동에 동참하기를 희망하는 마음에서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거된 해양쓰레기를 작업실로 가져가 오랫동안 도민들이 쓸 수 있게 소장가치가 높은 상품이나 감명을 줄 수 있는 작품 등을 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7일 오후 서귀포시 서귀동 동방파제에서 제주메세나협회 주관 2021 환경개선 프로젝트 ‘깨끗海지구파’가 진행된 가운데 김기대 조각가가 바닷속 등에서 수거된 해양쓰레기로 설치미술작품(세계지도)을 만들고 있다. 김동건 기자.
27일 오후 서귀포시 서귀동 동방파제에서 제주메세나협회 주관 2021 환경개선 프로젝트 ‘깨끗海지구파’가 진행된 가운데 김기대 조각가가 바닷속 등에서 수거된 해양쓰레기로 설치미술작품(세계지도)을 만들고 있다. 김동건 기자.

강씨와 김씨를 비롯해 이날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예술가 등은 28일 제주시 한경면 신창포구로 자리를 옮겨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에 나선다.

이와 관련 제주메세나협회 관계자는 “다음 달에는 중학생 5명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예술가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해양환경 정화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며 “프로젝트 등 환경 정화 활동에 도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3년간(2018~2020년) 도내 해양쓰레기 수거량은 2018년 1만2412t, 2019년 1만6112t, 지난해 1만6702t 등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8월까지 수거량은 1만4222t이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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