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임대문의’ 속출...“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
상권 ‘임대문의’ 속출...“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
  • 김동건 기자
  • 승인 2021.09.26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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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웨마루·대학로 상권 ‘임대문의’ 가게 상당수
지난 4월부터 5개월째 도내 자영업자 감소세
"4단계나 3단계나 영업시간 같아 효과 없다"
"차라리 작년에 일찍 가게 문 닫을 걸 후회"
제주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30여 일 만에 4단계에서 3단계로 하향 조정된 후 첫 주말인 지난 25일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 상권의 한 가게 건물에 ‘임대 문의’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동건 기자.
제주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30여 일 만에 4단계에서 3단계로 하향 조정된 후 첫 주말인 지난 25일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 상권의 한 가게 건물에 ‘임대 문의’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동건 기자.

“4단계나 3단계나 영업시간은 같으니 효과가 없다고 봐야죠. 차라리 작년에 일찍 가게 문을 닫을 걸 후회도 됩니다.”

제주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30여 일 만에 3단계로 조정된 후 첫 주말인 지난 25일 오후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 거리 일대에는 ‘임대문의’, ‘점포정리’ 등 가게 문을 닫고 새 주인을 찾는 안내문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거리두기가 3단계 완화로 유명 맛집·술집 등에는 사람들이 몰리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일반 식당과, 카페, 의류매장 등 가게의 테이블은 대체로 한산했다.

제주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30여 일 만에 4단계에서 3단계로 하향 조정된 후 첫 주말인 지난 25일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 상권의 한 가게 건물에 ‘임대 문의’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동건 기자.
제주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30여 일 만에 4단계에서 3단계로 하향 조정된 후 첫 주말인 지난 25일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 상권의 한 가게 건물에 ‘임대 문의’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동건 기자.

누웨마루거리에서 10년 넘게 20여 테이블 규모의 포차를 운영하는 이모씨(55)는 부인과 함께 텅 빈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이씨는 “직원을 줄여 인건비를 아끼고, 올해부터는 배달 서비스도 시작해봤지만 1년 넘게 적자”라며 “4단계나 3단계나 매장 마감 시간은 똑같아 거리두기 완화 효과를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 매달 적자를 보느니 폐업할까 고민을 수도 없이 한다”고 토로했다.

제주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30여 일 만에 4단계에서 3단계로 하향 조정된 후 첫 주말인 지난 25일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 상권의 한 가게 건물에 ‘임대 문의’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동건 기자.
제주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30여 일 만에 4단계에서 3단계로 하향 조정된 후 첫 주말인 지난 25일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 상권의 한 가게 건물에 ‘임대 문의’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동건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씨와 같이 폐업을 고려하거나 실제 가게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지역 자영업자 수는 10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보다 4000명(3.2%) 줄었다.

도내 자영업자 수는 지난 4월 11만5000명에서 5월 11만2000명, 6월 11만명, 7월 10만9000명에 이어 8월 10만8000명으로 최근 5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제주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30여 일 만에 4단계에서 3단계로 하향 조정된 후 첫 주말인 지난 25일 제주시청 대학로 상권의 한 가게 건물에 ‘1층 임대’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동건 기자.
제주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30여 일 만에 4단계에서 3단계로 하향 조정된 후 첫 주말인 지난 25일 제주시청 대학로 상권의 한 가게 건물에 ‘1층 임대’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동건 기자.

가게 문을 닫거나 폐업을 고민하는 상황은 제주시청 대학로 상권도 마찬가지였다.

대학로의 한 가게 건물 입구에는 ‘1층 임대’라는 현수막이 큼직하게 걸려 있었다. 또 골목 여기저기 ‘임대문의’라는 현수막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유명 맛집 등은 사람들로 가득 차있는 반면, 대부분의 식당과 소규모 카페 등은 썰렁한 모습이었다.

이날 찾은 한모씨(47)가 운영 중인 고깃집에도 가게 내부의 10여 테이블 가운데 두 테이블에만 손님이 자리했다.

한씨는 “올해는 좀 나아질까 기대하며 대출을 받아 모자랐던 인건비 등에 보탰지만, 수개월째 이자를 감당하기도 빠듯할 정도로 힘들다”며 “‘차라리 작년에 일찍 가게 문을 닫을 걸’ 하고 후회 중이다. 미리 폐업했으면 최소 수 천만원을 아꼈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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