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향진 회장 "대정부 소통・대학 사회적 책임 달성 노력"
허향진 회장 "대정부 소통・대학 사회적 책임 달성 노력"
  • 김명관 기자
  • 승인 2016.04.18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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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협 회장 취임 인터뷰, "제주출신 첫 대교협 회장, 책임감 무거워"
제주대학교 허향진 총장 인터뷰 <박재혁 기자 gamio@ jejuilbo.net>

허향진 제주대학교 총장이 지난 8일 제 22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에 취임했다. 허 회장은 1955년 출생으로 제주대학교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와 세종대학교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4년부터 제주대학교 경상대학 관광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평의원회 의장ㆍ경상대학장 등 학내 보직을 두루 거쳤으며, 2010년 제주대 제 8대 총장으로 취임한 후 제 9대 총장을 연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제주발전연구원장,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 대교협 대학평가인증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열린대학교육협의회장, 교육부 정책자문위원회 대학교육개혁분과 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허 회장의 임기는 2017년 4월 7일까지이다.

-제주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회장에 취임하셨는데 소감은.
▲미래 국제사회와 한국 사회의 변화 모습을 예측하고 고등교육이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변혁적 시기에 제주출신으로서는 처음으로 대교협 회장의 중책을 맡게 돼 영예보다는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습니다. 대학 구조조정과 반값 등록금 정책으로 대학 재정이 어려워진 시점입니다. 이런 시점에서 중책을 맡게 돼 모든 이들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까 걱정도 앞섭니다. 회원교(204개 4년제 대학) 모두 설립 유형과 소재지 등 이해관계가 다릅니다. 이를 잘 조율하고 의견을 수렴하면서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두고 일하겠습니다.

-취임사에서 대교협의 기본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인 방안은.
▲대교협은 대학 운영의 자주성과 공공성을 높이고 대학의 상호협조를 통해 대학교육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협의체를 목표로 설립됐습니다. 1982년 설립 이래 대교협은 대학 간의 상호 협조를 통해 대학교육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중추적 역할을 다해 왔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 대학은 급속히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대학 간의 이해관계가 서로 대립되고 갈등이 증폭될 우려가 있는 상황입니다. 이의 조정을 위해 대교협 내 각종 협의체 기능을 강화하겠습니다. 학령 인구 급감에 따른 학생 감소에 따라 대학의 위기를 회원대학들이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전문적인 미래 진단을 준비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정책건의 및 자료개발을 위한 별도의 조직을 신설할 계획입니다. 대학의 자율성과 더불어 대학들이 질 관리 시스템을 정착할 수 있도록 평가 시스템도 개선토록 하겠습니다. 교육부를 포함한 정부기관과도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국가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소통의 통로가 되고 개별 대학이 할 수 없는 사회적 책임을 달성할 수 있는 매개의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현행 대학입시가 사교육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인데 이를 정상화할 방안은.
▲과도한 대학 입학 경쟁으로 인한 폐단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대교협은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교육을 중심으로 한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교협은 공교육 중심의 진학진로 지도 및 상담 문화 정착과 대입관련 컨설팅 부담 경감을 통한 대국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 대입상담교사단 등 운영 중인 사업의 고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현행 입학사정관제도는 창의적 인재를 키울 수 있는 바람직한 제도이지만, 또 다른 대입 관련 컨설팅 열풍 등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대교협은 대학 간 협력과 소통을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정책적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고교-대학 연계 심화과정의 효율적 운영, 대학입학 정보공시제를 통한 투명한 입시정책 정착 등 합리적인 방향을 찾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대학구조개혁법이 통과되지 않았음에도 교육부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대학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정부와 사회가 대학의 구조개혁이나 정부 재정지원 사업을 통한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으나 개별 대학이 이러한 요구를 직접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교협은 개별 대학이 할 수 없는 사회적 책임을 달성하기 위해 대학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고 정부와 국가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중간 소통과 매개 역할을 담당해 나가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대학구조개혁은 법률과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 정책에 맞춰가되 한계 대학들이 스스로 빠져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대학구조개혁법이 통과되도록 하는 것이 대교협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기관인증평가를 활용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대교협이 스스로 손과 발을 자르는 역할을 하기에는 부담스러운게 사실입니다.

-정부에서 국고사업 또는 보조금을 통해 여러 가지로 대학을 압박하고 있는데 국고사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리돼야 한다고 보는지.
▲올해에만 프라임 사업과 코어 사업,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 등 신규 사업이 있는데 이 사업들이 지속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을 뿐더러 다소 방만하게 운영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과 사업 간 특성을 고려해 정리하고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대교협에서 의견을 낼 필요가 있습니다. 대교협에서 꾸준히 제안해왔던 고등교육 재정 교부금법 제정에도 동의합니다. 현재 반값 등록금 정책인 ‘소득연계형 국가장학금 제도’는 학부모와 학생들 피부에 와닿지 않습니다. 일부 재정을 대학에 투입한다면 학생들에게도 당연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끝으로 한 말씀.
▲대학 운영의 가장 중요한 것은 재정입니다. 재정이 뒷받침돼야 대학이 우수한 교수들을 확보할 수 있고 그들이 우수한 인재를 길러낼 수 있습니다. 대학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동량을 길러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반값 등록금 이슈라든지, 여러 규제들로 인해 대학의 자율성이 상당히 위축된 상태입니다. 따라서 사립대는 등록금 책정 등 충분한 자율성을 갖도록 해서 고등교육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가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국립대에 충분한 국고를 지원한다면 대학의 특성에 맞는, 지역과 국가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 세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합니다. 창의적 인재 육성을 강조하고 있는 지금, 대학이 실제로 뒷받침 될 수 있도록 대학도 열심히 해야 하고, 대학을 둘러싼 기관들 역시 더 큰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는 대학의 운영 및 교육 방식에 대한 연구와 지원을 주력으로 하는 사단법인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법을 근거로 1982년 4월 2일 전국 97개 대학이 참가한 가운데 설립됐다. 1988년 고등교육연구소와 대학진학정보센터를 설립했다. 2008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으로 이전했고 2009년 대학평가원의 문을 열었다. 2010년에는 서울시 서초구로 자리를 옮겼고, 2011년부터 대학정보공시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주력 업무는 각 대학들의 현안을 연구하고 대학 간 의견을 조율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대학자율화추진위원회, 사학법대책위원회, 대학평가대책위원회, 법학전문대학대책위원회 등 이슈별 특별 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한다. 또 고등교육법이나 사립학교개정법 등 대학과 관련한 법과 제도를 분석하고 이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는 이익단체 역할도 맡는다.
조직은 회장과 사무총장 아래 경영기획실과 입학전형지원실로 구성돼 있다. 이와 함께 대학평가원, 고등교육연구소, 고등교육연수원, 한국교양기초교육원 등의 부설기관을 두고 있다. 2016년 4월 현재 전국 204개의 4년제 대학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김명관 기자  mg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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