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과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제주공항과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 정용기 기자
  • 승인 2021.07.0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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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당신도 살아남은 155명 중 한 명이었잖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에서 155명을 태운 여객기 기장 설리는 충분한 고도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새들과 충돌, 양쪽 엔진을 모두 잃는 상황에 직면한다.

단 208초의 시간 동안 850m 상공에서 허드슨강으로의 수상 착륙을 시도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공항이 아닌 강에 착륙을 하겠다는 순간적인 그의 선택으로 155명의 생사가 갈렸을 것으로 짐작된다.

기장의 아내가 말한 “당신도 살아남은 한 명”이라는 대사는 안전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다.

자연스럽게 올해 제주공항의 모습이 2019년 풍경과 오버랩됐다.

제주공항은 2019년 12월 16일 사상 처음으로 여객 3000만명을 돌파했다.

공항당국은 제주공항 수용력 개선을 위해 랜드·에어사이드 인프라 확충 공사를 진행했으나 방문객들은 쾌적하다거나 지연이 많이 줄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주말만해도 하루 평균 500대의 항공기가 이·착륙했다.

이는 2019년과 맞먹는 수준이다.

현 관제탑 역시 장비가 노후하고 공간도 협소한 상태여서 신축이 추진되고 있으나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올해 국내선 항공편 지연율만해도 8%를 넘어서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0% 보다는 낮으나 회복되고 있는 여행수요와 맞물려 지연율도 예년 수준을 점차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증가하는 여객, 포화상태를 지속하는 활주로, 신축이 필요한 관제탑….

제주공항의 현주소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당국은 현재 제주도의 관문인 제주공항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과 인력을 조속히 투입해야 한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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