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제한에도 ‘북적’···거리두기 ‘실종’, 관광객은 ‘불만’
관광객 제한에도 ‘북적’···거리두기 ‘실종’, 관광객은 ‘불만’
  • 김동건 기자
  • 승인 2021.05.02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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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 등 입장객 50% 제한, 사실상 선착순 입장
오전 일찍 관광객 몰려 방역수칙 위반, 제한 사실 몰라 불만 고조
제주도 "홍보 강화, 3일부터 입장 가능 인원 늘릴 것"
지난 1일 오전 입장객 50% 제한 조치가 실시되고 있는 성산일출봉에서 무료 입장 구간에 관광객들이 몰려 있다. 김동건 기자.
지난 1일 오전 입장객 50% 제한 조치가 실시되고 있는 성산일출봉에서 무료 입장 구간에 관광객들이 몰려 있다. 김동건 기자.

제주지역 관광객 급증으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일부 공영 관광지의 입장객 제한 조치가 시행 취지와 거꾸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2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세계유산본부는 성산일출봉과 만장굴, 비자림, 거문오름 등을 대상으로 지난 2월 15일부터 하루 입장객 50%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감염‧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지만 사실상 선착순 입장이 되면서 개장에 맞춰 오전 일찍부터 관광객이 몰려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입장객 제한 조치가 제대로 홍보되지 않아 현장을 찾은 관광객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 1일 오전 입장객 50% 제한 조치가 실시되고 있는 성산일출봉 입구에 관광객들이 몰려 있다. 김동건 기자.
지난 1일 오전 입장객 50% 제한 조치가 실시되고 있는 성산일출봉 입구에 관광객들이 몰려 있다. 김동건 기자.

지난 1일 오전 성산일출봉 입구.

관광객들이 대거 몰린 가운데 일부는 사진을 찍기 위해 마스크를 벗거나 이른바 ‘턱스크’ 상태로 일행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5명 이상 단체 관광객도 다수 목격됐다.

현장에서 입장객 제한을 알게 된 관광객들은 불만을 터트리며 무료 입장구간으로 향했다.

관광객 정세형씨(39)는 “입장객 제한 조치는 처음 들었다. 홍보가 너무 미흡한 것 아니냐”며 “아침 일찍부터 대기줄이 생기는데 방역수칙이 지켜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일 오전 입장객 50% 제한 조치가 실시되고 있는 성산일출봉에서 무료입장 구간에 관광객들이 몰려 있다. 김동건 기자.
지난 1일 오전 입장객 50% 제한 조치가 실시되고 있는 성산일출봉에서 무료입장 구간에 관광객들이 몰려 있다. 김동건 기자.

성산일출봉 인근 만장굴과 비자림 등 다른 유명 관광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두 곳 모두 일일 입장객을 50%로 제한하다보니 관광객들이 아침 일찍부터 매표소 주변으로 몰려 장사진을 이루면서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은 사실상 실종되고 있다.

일일 입장객 수는 만장굴 600명·비자림 1300명으로, 보통 낮 12시 이전 입장이 마감된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입장객 제한을 모르다 보니 오후에도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입장객 50% 제한 조치가 실시되고 있는 만장굴을 찾은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김동건 기자.
지난 1일 오후 입장객 50% 제한 조치가 실시되고 있는 만장굴을 찾은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김동건 기자.

일부 관광객은 관광지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관광객 김모씨(45)는 “제주 도착 후 숙소도 들르지 않고 1시간 넘게 달려왔지만 못 들어간다니 허탈하다”며 “정책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정작 관광객들이 모르는데 무슨 소용이 있나. 관광지마다 일정시간 동안 사람이 더 몰리게 되면서 역작용만 커질 것”이라고 항의했다.

관광지 일선 근무 인력들도 입장객 제한 조치가 불합리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원택 세계자연유산제주해설사회장은 “관광객들이 오전에 몰리면서 그 만큼 방역수칙은 준수되지 않고 있다. 성산일출봉 무료입장 구간이 제일 심각하다”며 “선착순 입장(입장객 50% 제한)이 아닌 입장 가능시간을 오전과 오후로 분산하는 방안을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입장 가능 인원을 늘리고 홍보를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세계유산본부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이 게시돼 있지만 홍보를 더 강화하겠다. 5월(3일)부터 입장 가능 인원을 늘릴 계획”이라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인 만큼 관광객들의 협조와 양해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오후 입장객 50% 제한 조치가 실시되고 있는 비자림을 찾은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김동건 기자.
지난 1일 오후 입장객 50% 제한 조치가 실시되고 있는 비자림을 찾은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김동건 기자.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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