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이 살인으로...제주 가정폭력 연간 4천건 ‘경고등’
부부싸움이 살인으로...제주 가정폭력 연간 4천건 ‘경고등’
  • 정용기 기자
  • 승인 2021.04.1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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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을 하다 부인을 사망하게 한 7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서귀포경찰서는 부인을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A씨(77)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3일 밤부터 14일 새벽사이 서귀포시 하예동 주거지에서 70대 부인 B씨와 다투다 둔기로 부인의 머리 등을 여러 차례 가격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가족이 A씨 부부와 연락되지 않자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제주지역에서 부부싸움을 비롯한 가정폭력이 연간 4000건에 육박하고 있어 안전에 경고등이 켜졌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18∼2020년)간 도내 가정폭력 신고는 1만1680건에 달하고 있다.

연도별로 3893건이 넘는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되는 셈이다.

같은 기간 가정폭력 피의자 검거 건수는 2244건이다.

구속된 피의자는 29명이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도 1000건이 넘는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됐고 피의자 검거 건수는 152건으로 나타났다.

신고 건수에는 허위·오인 신고가 포함돼 있으나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야외활동이 예년보다 위축되고 가정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크고 작은 가정폭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게 경찰 관계자 등의 설명이다.

제주경찰청은 가정폭력이 끊이지 않자 2019년 6월부터 가정폭력 단계별 대응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기존에는 단순 현장에서 종결하던 가정폭력 사건을 가정보호사건으로 적극 처리하는 방향으로 전환해 피해자 지원, 상담과 필요 시 분리 조치까지 하고 있다.

제주경찰 관계자는 “가정폭력 신고를 가정보호사건으로 적극적으로 처리하면서 검거 건수도 증가한 면이 있다”며 “여성인권상담소, 여성긴급전화 1366 등 유관기관과 유기적인 공조 체계를 갖춰 가정폭력을 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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