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집단 식중독 원인 밝혀내야 한다
어린이집 집단 식중독 원인 밝혀내야 한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04.08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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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가 한 어린이집으로부터 식중독이 의심되는 아이들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역학조사 중이라고 한다. 현행법상 어린이집은 집단급식소로 분류되고 급·간식 관리는 식품위생법에 따른다. 이 어린이집이 즉각 발생 신고한 것은 식품위생법 제86조에 따라 식중독 환자나 의심 증상자가 발견되면 지체 없이 관할 지자체에 보고해야 하는 데 따른 것이다.

지난 7일 현재 이 어린이집에서 구토와 설사 등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인 아이들은 12명에 이른다. 초롱초롱한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안쓰러운 상황에, 식중독 위험에까지 노출돼 있다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제주시는 식중독 의심증세를 보이는 아이들로부터 검체를 채취해 분석하고 또 아이들이 먹었던 급식(보존식)도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식품위생법 제88조 2항은 ‘(집단급식소에서) 조리·제공한 식품의 매회 1인분 분량을 총리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144시간 이상 보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보존식은 50인 이상 집단급식 시설에서 식중독이나 의심증세가 발생했을 때 역학조사 등에 쓰인다. 지난해부터는 50인 미만 어린이집에 대해서도 정부가 보존식 보관의무를 확대했다. 따라서 제주시가 이번에 아이들로부터 채취한 검체 분석과 보존식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진행하면, 식중독 증세 원인이 밝혀질 것이다.

아이들의 안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급식 식중독 사고는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발생하고 있다. 사고가 터질 때마다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지만, 지나고 나면 급식 식중독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이 ‘거짓말’인 까닭이다. 

지금 봄철 날씨가 초여름으로 치달으면서 집단 식중독 우려가 커져 학부모들의 불안이 적지 않다. 아이들은 성인보다 면역력이 약해 식중독에 취약한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식중독균은 10~40도 환경에서 급속히 증식하고,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 세균이 더욱더 빠르게 번식하므로 음식을 실온에 방치해선 절대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당국은 어린이집에서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급식 과정을 촘촘하게 점검하길 바란다. 급식 식자재를 공급하고, 유통에 가담하는 업체들을 철저하게 점검해야 함은 물론이다. 급식에 관여하는 어린이집 종사자들에 대한 전반적인 식품 안전 교육도 좀 더 강화해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후진국 형태의 식중독 난리가 계속해서 일어나야 하는가? 참 부끄럽고 창피하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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