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교섭의 중심은 자녀!
면접교섭의 중심은 자녀!
  • 제주일보
  • 승인 2016.04.1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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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숙 서울가정법원 상담위원/숙명여대.가천대 외래교수

면접교섭은 이혼 후에 자녀를 양육하지 못하는 부모가 자녀를 만나거나 전화 또는 편지 등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혼 후에도 부모 역할을 계속해 자녀와 양쪽 부모의 관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부모의 권리인 동시에 의무이며, 자녀의 권리이기도 하다.

그런데 아직도 이혼하면 ‘관계 끝’, ‘단절’, ‘비밀’, ‘실패’ 등의 단어를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있다. 또한 면접교섭 역시 ‘번거로운 일’, ‘아이가 크면 자연히 알아서 만나게 될 것’, ‘이제 서로 남인데 만나서 뭐해’ 등의 생각을 가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혼은 부부가 서로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내린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자녀 입장에서는 부모 서로의 이혼이지, 부모와 자녀 사이의 이혼이 돼서는 안 된다. 부모로부터 이별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한쪽 부모와 어느 날 불현 듯 이별이 시작돼 버린다면 아이는 ‘나를 버렸구나’, ‘내가 무엇인가 잘못을 해서, 나 때문에 부모가 떠났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부모 입장에서는 수백만 번을 생각하고 피치 못해 내린 결정임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분명히 부모 역시 아이를 슬프게 하기 위해 내린 결론은 아닐 것이다.

면접교섭이 잘 되지 않는 사례를 들여다 보면 비양육 부모가 양육 부모에 대해 가진 아직도 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분노, 자꾸 만나다 보면 아이가 혼란스러워 할지도 모른다는 부모들의 막연한 불안감, 양육비를 주지 못한 것에 대한 부모들의 죄책감 등이 그 이유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 뿐만이 아니라 자녀 입장에서도 자신을 떠나지 않고 키워주는 양육 부모에 대한 충성심, 떠나버린 비양육 부모에 대한 분노 등을 이유로 면접교섭을 거부하기도 한다.

아이가 비양육 부모를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할 때는 그 이유를 잘 들어봐야 한다. 아이가 부담스러워 하는데는 부모 태도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무리하게 아이를 면접교섭에 보내거나 아이가 싫어한다고 일방적으로 그만둬 버리는 것 역시 또 다른 분쟁의 불씨를 키울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부모 스스로 부부관계는 해체됐지만 부모로서의 관계는 지속하고 자녀를 위해서는 협력하는 건강한 이혼을 행해야 한다. 부부 서로에게는 섭섭하고 부족한 사람일 수 있지만 자녀에게는 세상에 둘도 없는 ‘아빠’와 ‘엄마’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부부 간의 갈등으로 협의를 하지 못한 채 비양육 부모가 양육 부모 몰래 아이를 만나러 가는 것도 피해야 한다.

아이는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부모가 몰래 학교로 찾아오면서 부모의 이혼 사실이 알려져 여러 관계에서 ‘거짓말 하는 아이’, ‘비밀을 가진 아이’가 돼버렸다며 부모의 이혼을 감당하는 것도 벅찬데 친구관계까지 어려워져 어쩔 줄 몰라하는 경우를 상담을 하며 종종 만나게 된다.

또한 오랜만에 찾아온 비양육 부모가 헤어지면서 주고 간 선물을 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양육 부모에게 뭐라고 이야기를 해야 할 지도 몰라 난감해 아직도 서랍 속에 그냥 뒀다며 울먹이는 아이도 만나게 된다.

그러므로 면접교섭은 부모가 먼저 동의하고 협의해 실현가능한 구체적인 방법들의 계획을 세밀하게 세워야 한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이미 부모와의 이별을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면접교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쪽 부모에 대한 상실감, 배신감 등을 가지게 될 것이다.

면접교섭 때문에 부모가 서로 다투다 보면 부부 중 누가 이기더라도 아이들은 결국 상처를 두 번, 세 번 받게 된다. 면접교섭의 중심은 아이임을 잊지말자!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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