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으로는 대신할 수 없는 ‘따뜻한 금융’
인공지능으로는 대신할 수 없는 ‘따뜻한 금융’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04.1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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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대 제주은행장

얼마 전 현존 바둑 최고수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의 대국은 전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것은 단지 인간과 인공지능 컴퓨터의 대결 그 자체만으로도 센세이셔널(sensational) 하지만, 향후 우리 미래를 드라마틱하고 현실감 있게 보여준다는데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과학기술의 진전은 개인의 삶과 사회적 측면의 생활양식 등 여러 측면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견인했다.

최근 은행도 역사상 유례없는 혁명적 변화기를 맞이하고 있다. 창구를 통한 대면(對面)거래의 비중은 점차 줄고 인터넷뱅킹을 넘어 누구나의 손에 들려있는 스마트폰을 통해 대부분의 은행 거래가 가능해지는가 하면, 현금이나 지갑 없이 스마트폰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한 모바일페이도 상용화돼 확산 추세에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은행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신규 거래부터 가능한 비대면 실명인증이나 오프라인(Off-Line) 점포를 마련하지 않은 채 온라인(On-Line) 네트워크를 통해 영업을 하는 인터넷 전문 은행의 등장에 이르기까지 금융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큰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 가고 있다.

예상컨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은행창구에서 직원들과 얼굴을 마주하면서 받고 있는 대부분의 금융서비스가 인공지능 컴퓨터 시스템에 기반한 자동화서비스로 대체 될 것이다. 이미 현재도 자동화 코너에서 입·출금, 송금, 공과금 납부 등 상당한 업무처리를 하고 있지 않은가.

단언컨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업무, 훨씬 다양한 서비스들이 인공지능(AI)이 탑재된 금융 시스템을 통해 제공될 것이다. 그리고 결국 이런 변화로 인해 많은 은행원들은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는 것 또한 금융의 미래다. 어찌보면,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것만 같아 일견(一見) 마음이 불편하고 당사자들은 불안할 수도 있다. 그런데 과연 인공지능이 모든 금융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을까?

정형화된 업무처리에 있어 정확성과 속도는 인간이 컴퓨터를 쫒아갈 수 없다. 그리고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한 인공지능의 딥 러닝(Deep Learning) 기술은 자기학습까지 가능해 금융상담에 있어서도 향후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인공지능으로 대처할 수 없는 것은 없을까? 인간은 인공지능 기계와의 경쟁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인간만이 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저 사장님 신용등급이 낮아서 대출한도는 안 나오는데 조금만 도와 드리면 잘 될 것 같은데”, “저 고객님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뭘까?”, “어떻게 하면 고객님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까?” 은행 직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열띤 토의를 한다. 바로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 미션데이의 풍경이다. 제주은행을 포함한 신한금융그룹의 사명(Mission)인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을 현장에서 구현하기 위해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모습이다.

금융의 본업(本業)을 잘 하기 위해서 과거와는 다른 방법, 급변하는 환경에 맞는 새로운 방식(창조적 금융)이 필요한데, 전 임직원들이 이를 실현하기 위해 자신의 업무 속에서 창조적인 방법을 통해 고객과 은행, 더 나아가 사회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실천하려는 것이다.

진정어린 마음과 따뜻한 가슴, 업(業)에 대한 혼(魂)이 있어야 가능한 고민이고, 서비스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거래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신뢰관계도 있고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친밀감이 있다.

알파고는 ‘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단군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의 가치를 어떻게 이해할까? 우리 삶의 터전인 제주를 생각해본다. 어떻게 하면 제주를 이롭게 할 수 있을까? 자신이 누구이든 간에 자신이 하는 일이 있을 것이고, 그 일을 함에 있어 업(業)의 관점에서 제주에 이득이 되는지, 미래 우리 후손들에게 칭찬받고 존경받을 일인지를 기준에 둬야 하겠다. 그리고 도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사소한 일이더라도 자신의 일과 관련해 제주를 이롭게 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항상 생각하고 실천하면 우리 제주가 더욱 가치있고, 더욱 행복한 섬이 되지 않을까?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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