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남쪽 바다 7광구서 유전 탐사...'기름 찌꺼기' 해프닝도
제주 남쪽 바다 7광구서 유전 탐사...'기름 찌꺼기' 해프닝도
  • 김현종 기자
  • 승인 2021.02.23 1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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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너지 백년 10. 산유국(産油國)의 꿈

2011년 영화 ‘7광구가 개봉했다.

7광구는 제주 남쪽에 실제 존재하는 바다로 우리나라의 산유국의 꿈을 간직한 곳이다.

21세기 들어 석유의 시대가 저물고 있지만 여전히 산유국은 꿈의 단어다.

7광구에 엄청난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실제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탐사를 추진하던 중 갑작스레 중단된 상태다. 산유국의 꿈은 지금도 유효하다.


석유 찾기는 중단할 수 없는 국가의 지상 명제

1981928일 제주신문은 대유전(大油田)의 가능성 있다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일 대륙붕 공동 개발구역 중 7소구의 재시추 작업 일정이 확정됐다. 국내 해역(海域)에서 산유국의 기대를 걸고 있는 석유 찾기는 과연 꿈에 그칠 것인가? 아니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것일까? 정부는 최근 제55개년 계획기간 중 유전개발에 더욱 힘을 쏟아 기필코 석유를 생산해 내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의지는 석유가 국민 경제에 얼마만큼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국민 누구나 잘 알고 있다는 데 연유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소요량 전부를 수입에 의존, 총 수출액의 35%를 수입 대전으로 지불하고 있는 처지이고 보면 석유 찾기 사업은 중단할 수 없는 국가의 지상 명제다.’

신문 보도는 계속된다.

그러면 우리나라 연근해 대륙붕에 석유 부존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국제 연구기관 등은 그간 탐사 결과 분명히 대유전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개발 2차 연도를 맞은 한일 대륙붕 공동 개발구역은 ECAFE(아시아극동경제위원회)와 해저 탐사의 정확성으로 평판이 있는 미해군대양연구소 등의 탐사 결과 대유전을 형성할 수 있는 배사구조(背斜構造)가 여러 곳에서 발달돼 있다고 평가하는 곳이다. 그래서 셀, 걸프, 텍사코 등이 우리나라 서해에서 탐사와 시추를 계속해 왔고 일본이 현재 공동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실제로 석유 개발사업은 국제적인 회사나 국가도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시작하는 사업은 아니다. 1개 공 시추를 위해 7백만 달러에서 1천만 달러까지 들고 있다. ()’

그럼에도 신문은 석유 찾기는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시추 작업에서 유전 발견까지 확률은 2% 정도에 그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시추 장비와 기술 발전으로 확률이 7~8% 선으로 높아지고 있다. () 또 유전을 발견해도 경제성이 있어야 한다. 1970~77년까지 세계 유전 발견의 경우를 보면 100~1000만 배럴의 매장량을 가진 유전이 60분의 1, 1000~5000만 배럴의 유전이 700분의 1, 5000만 배럴 이상 유전이 1700분의 1이란 확률이 전문가들의 계산이다. ()’

앞서 1976119일 제주신문 보도에 따르면 7광구의 유징(油徵지하에 석유가 매장돼 있음을 나타내는 징후)은 매우 밝았다. 프랑스 국립석유연구소 산하 베시프 회사의 석유 전문가 라뜨레르 박사가 정부 초청으로 우리나라 연안 대륙붕의 석유탐사시추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는 포항지구와 함께 한일 공동개발구역인 제주 남쪽 제7광구 탐사에 밝은 전망을 안겨줬다. 라뜨레르 박사가 최근 KIST와 한국해양개발연구소에 제출한 종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안 대륙붕인 1광구에서 6광구까지와 제주 남쪽 제7광구 등이 유망지로 지목됐다.

1972114일 제주신문 보도에 따르면 석유가 펑펑 쏟아져 이 나라에 부가 이룩될 것이란 기대 속에 해저 석유 개발계획 제2광구인 군산 앞바다에서 해저 석유 개발을 위한 첫 시추 탐사작업이 시작됐다. 이미 3차례에 걸쳐 정밀검사를 끝낸 다음 석유가 있는지 없는지를 직접 알아보는 시추작업은 제24광구를 맡고 있는 미() 걸프회사에 의해 진행됐다. 시추작업에 나서는 그로마 4(2851t선장 윌리암)는 기존 작업 중이던 북해에서 80일간 긴 항해 끝에 지난 2일 밤 제주항 외항에 입항했다.

이보다 앞서 197088일 제주신문은 석유 천연가스 매장 가능성 확인기사를 내보냈다.

보도에 따르면 해저자원 항공자력 탐사 결과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는 6000~3000m 두께 퇴적암이 형성돼 있는 대륙붕 면적은 동해 포항과 부산 간 앞바다에 7000, 제주도 남해에 3000, 서해 서산과 목포 간 앞바다에 13000를 비롯해 총 면적 5로 추정돼 이 지역에 대해 정밀 탄성파(彈性波) 탐사를 실시해 볼 가치가 밝혀졌다.

한편 박정희 대통령은 19706월 해저광물자원개발법을 공표하고 대륙붕 7광구의 영유권이 대한민국에 있음을 선포했다. 일본은 이에 반발해 한일 공동개발구역(JDZ)을 제안했다.

1974130일 한일 양국은 대륙붕 협정을 맺고 영유권 문제는 추후 논의하기로 하고 한일 공동개발구역을 설정했다. 당시 정난이의 ‘7광구노래가 나올 만큼 사회적 반향이 컸다.

실제 석유 탐사가 추진됐고 비록 소량이었지만 석유 자원이 발견됐다.

그러다 일본은 석유 탐사를 중단해 버렸다. 석유 매장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였다.

한국은 양국 공동 석유 탐사시추란 독소조항 때문에 독자 탐사를 할 수도 없었다.

한일 대륙붕 협정이 2028년 만료된다. 앞으로 제주 남쪽 7광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인화성 물질 발견으로 석유 매장 기대 해프닝도

1976119일자 제주신문은 구좌읍 하도리 해안에서 석유와 비슷한 인화성 물질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하도리 속칭 모진다리 해안에서 마을에 사는 김명옥군(19)이 바위틈에 고인 인화성 물질을 수거해 경찰에 신고한 것. 김군에 의하면 지난해 8월 초 이곳 해안가에서 낚시 미끼로 갯지렁이를 파던 중 바위틈에서 석유 냄새가 나는 이상한 물질을 수거해 경찰에 신고했으나 당국이 관심을 안 갖고 흐지부지돼 버렸는데 지난 주에 또 다시 그 물질을 수거해 불을 붙여본 결과 인화되는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당시 영일만에서 국내 최초로 석유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터라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도를 비롯한 관계당국이 현지에 나가 조사 중인데 이곳 주민들은 3년 전 문제의 물질이 나온 해안가로부터 200m 떨어진 밭에서 난데없이 불이 나 3일간 탄 적이 있다고 증언하고 있어 이번 수거된 인화물질과 깊은 함수관계가 있는 게 아닌가 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국립지질광물연구소가 분석한 결과 정제된 기름의 찌꺼기로 밝혀졌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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