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복원의 의미…“잊었던 제주의 자산 우리 품에”
미술품 복원의 의미…“잊었던 제주의 자산 우리 품에”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1.02.09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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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문화예술공공수장고 강봉석 학예사 인터뷰
수장고서 미술품 복원과 작품 수장, 전시 진행
“잊혀진 문화적 자산에 새 생명을 불어 넣는 일" 의미 강조
강봉석 학예사가 문화예술공공수장고에서 김흥수 작가 작품을 클리닝 하고 있다.

9일 제주도립미술관에서 개막한 제주 최초 서양화가 ‘김인지’ 전. 이날 고인의 원화 작품 13점이 공개됐다.

이중 ‘한라산이 보이는 풍경’(50호)과 ‘천지연 폭포’(80호)는 훼손이 커 자칫 폐기될뻔 했으나 최근 제주도 문화예술 공공수장고의 보존 과학 기술로 복원돼 도민에게 돌아올 수 있었다.

제주 미술품 복원가의 손으로 지역 문화자산을 복원한 셈이다.

본지는 9일 문화예술 공공수장고 강봉석 학예사(48)를 만나 수장고 역할 및 미술품 복원의 가치를 살펴봤다.

문화예술공공 수장고는 제주도가 전국에서 첫선을 보인 문화예술품 전문 공공 수장고다. 작품 이‧보관뿐 아니라 훼손 작품 복원 작업, 전시 등도 이뤄진다.

강 학예사는 도내 최초 문화재수리자격증 취득자로, 제주 출신으로는 박기정 미술품 복원가, 손일삼 제주대 교수 등과 더불어 도내 1세대 보존과학 전공자다.

재작년 수장고 개관 이후 현재까지 유일한 담당 학예사로 근무하고 있다.

9일 강 학예사는 제주현대미술관의 김흥수 작가 작품 8점(15호∼500호 크기)에 대한 클리닝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강 학예사는 “아픈 사람이 병원에 가듯 미술품은 보존과학으로 복원된다”며 “복원 중 작가가 어떤 캔버스와 물감을 썼는지 등을 과학적 기법으로 알 수 있어 향후 작품 진위여부를 밝힐 데이터가 되고, 또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운 작품의 비밀이 발견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강 학예사는 2019년 제주도립미술관 야외 조각품 ‘대지로부터(김대열 작)’를 시작으로, 2020년 제주현대미술관 분관 앞 야외 조각품 10여 점에 대한 클리닝 작업을 진행했다.

강 학예사는 지난해 9월경 작품 이관 작업 도중 도내 모 기관 문서고에 보관된 작품 두 점에 대한 의뢰가 들어와 찾아갔다.

작품들은 보관 상태가 좋지 않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고 이중 한 점은 찢기고 훼손이 커 폐기될뻔 했다. 감정을 받아보니 작품은 제주 최초 서양화가 김인지의 작품이었다. 두 작품은 6개월 복원과정을 거쳐 도민에게 공개됐다.

강 학예사는 “미술품 복원은 잊혀진 문화적 자산에 새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이다. 문화예술공공수장고의 역할에 앞으로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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