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상생 문화관광 콘텐츠로 부상한 동네책방…지속 관심 요구
지역상생 문화관광 콘텐츠로 부상한 동네책방…지속 관심 요구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1.01.28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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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동네책방탐방 27 – 에필로그
매달 마지막 주 金 총 27회 걸쳐 72곳 조명
시골중심 마을 곳곳 개성만점 서가 자리
강좌 진행‧지역작가 무대…사랑방 역할 톡톡
통합홍보 플랫폼 마련‧도 조례 활성화 주문

제주지역 동네책방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기획연재, ‘제주 동네책방 탐방’을 마무리합니다.

본지는 이번 최종화를 포함, 2018년 8월부터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총 27회에 걸쳐 제주지역 동네책방 72곳과 이곳을 지키는 책방지기들의 이야기를 소개해왔습니다.

동네책방은 참고서 위주의 기존 서점을 탈피해 책방지기의 입맛에 맞게 꾸민 개성 있는 서가와 인테리어, 주변 제주 풍경으로 도민과 관광객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동네책방의 등장으로 그간 출판사를 거쳐야 책을 낼 수 있던 작가들이 이제는 독립출판물로 작가 진입이 쉬워졌고, 공연·전시 공간이 부족한 지역작가에게도 동네책방이 새 무대로 각광 받고 있습니다.

제주 이주 열풍의 끝자락이던 2017년부터 본격화된 ‘책방 열풍’은 기존 40여 곳에서 100여 곳까지 늘었습니다. 이후 자금, 판로, 입지 등의 문제에 직면해 폐점, 위치 이동 등 지각변동이 일었습니다. 최신화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동네책방은 59곳 이상(2019년 기준)입니다. 동네책방의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민과 관의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도서정가제 반드시 지켜져야

2020년은 제주뿐만 아니라 전국이 도서정가제 문제로 떠들썩했습니다.

정부가 온‧오프라인 서점 간 과도한 도서 할인 경쟁을 막기 위해 3년마다 유지 여부를 결정하는 도서정가제에 대해 후퇴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현행 도서정가제는 책값에 10% 할인에 5% 간접할인을 허용합니다.

2014년 제도 도입 이후 작은 출판사는 큰 출판사와 가격 계급장 없이 오롯이 책으로 경쟁할 수 있었고 지역서점과 동네책방은 대형 온라인 서점과의 책값 무한 할인 경쟁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해당 제도는 출판 생태계가 시장 논리로부터 벗어나 다양하고 개성 있는 소형 출판사와 동네책방의 출현을 가능케 했습니다.

한 책방 대표는 “책방을 찾는 손님은 책과 더불어 공간 고유의 문화적 분위기를 느끼고자 10% 할인을 마다하고 오는 것”이라며 “하지만 도서정가제 없이 할인 폭이 20~30%까지 치솟는다면 소비자가 이를 포기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주 동네책방 55곳은 지난해 ‘도서정가제 개악 반대’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책은 단순한 상품이 아닌 문화 공공재다”, “책은 저렴한 가격이 아닌 ‘적정한’ 가격에 공급돼야 한다”는 이들의 외침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다행히 정부는 도서정가제를 3년 더 유지하기로 결정 했습니다. 도내 출판업계는 작가와 출판사, 서점 간 선순환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도서정가제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도 전역에 흩어진 책방들, 통합 조명‧홍보해야

제주지역 동네책방은 시골을 중심으로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관광객들은 동네책방에 가기 위해 마을을 고려치 않고 왔더라도 이내 주변 바다와 중산간 마을, 농부들이 일군 밭, 돌담길, 옛 가정집 풍경에 압도당하고 맙니다.

책방지기들도 이에 잘 녹아들어 옛집 특징(돌집 개조, 안거리 밖거리 활용)을 그대로 살려 공간을 이루는가 하면 지역 특산물로 음료를 만들어 팔기로 하고, 주민들과 마을 기록(벽화, 답사, 책) 작업을 벌이기도 합니다.

책방지기들의 설명에 따르면 제주 책방 문화가 도내 외곽지에서 시작된 건 홀로 제주에 온 이주민이 많았던 1세대 책방지기들이 집값이나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곽지로 가 책방을 열게 된 현실적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도내 동네책방들이 대개 유동인구가 많은 관광지나 상권으로부터 ‘동떨어진’ 듯한 느낌을 주는 이유는 이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곧 강점이 됐습니다.

시골이 주는 고요함과 단절감은 치열한 일상과 소모적 관광, 대형 카페에 대한 피로도에 지쳐 조용한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각광 받으며 새 문화관광 콘텐츠로 부상했습니다.

이후 책방주의 제주 출신과 시내권 거주자 비율이 늘면서 책방 분포와 형태는 다변화 됐습니다.

어느덧 제주착한여행은 2019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책방 올레’ 지도를 제작해 무료 배포했고, 관련 여행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십인십색의 매력을 갖춘 지역별 동네책방을 지역별로 탐방하고자 하는 ‘책방 투어’에 대한 도민과 관광객의 수요 때문입니다.

이에 더해 제주시는 지난해 ‘책방예술제’, 서귀포시도 같은 해 ‘책방데이’ 첫 선을 보여 특정 시기 개별 책방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문화행사를 열어 관객들이 찾아가게 했습니다.

이는 제주시동네책방네트워크와 서귀포책방연대가 탄생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올해 제주문화예술재단에서도 문화예술의섬 프로젝트 일환으로 책방을 조명한다고 하니 책방에 대한 행정의 관심은 늘고 있는 듯 합니다.

한편 통합 홍보 플랫폼 마련 및 제주도가 2018년 제정한 ‘제주도 지역서점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 활성화 주문도 나옵니다.

조례상 제주도지사는 5년마다 지역서점 지원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하고, 지역서점 창업과 마케팅, 운영 상황 개선에 따른 컨설팅 등을 지원할 수 있으나 현재까지 실행 사례는 없습니다.
 

#지역 관심이 동네책방 출현 돕는다

현재 본지가 취재했던 책방 72곳 중 2곳이 공식적으로 문을 닫았고, 3곳이 취재 이후 위치 변동이 있었습니다.

취재 요청에 앞서 안타깝게 문을 닫은 경우도 3곳입니다.

대부분의 이유는 재정난 또는 건물주와의 공간 임대 계약 연장 실패였습니다.

반면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배려로 사유지 여유 공간을 일정 기간 무료 임대한 책방도 3곳이나 됐습니다.

코로나19로 공간 이동이 불가피했던 한 책방주에게는 한 카페 주인의 배려로 임시 공간이 주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지역의 관심은 마을의 문화공간을 한 순간에 생겨나게도, 유지하게도, 사라지게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동네책방이 단순한 상업 공간이 아니라 한 마을의 문화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지역의 많은 관심이 요구됩니다.

*이상 책방 열풍을 이끈 주인공, 제주동네책방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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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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