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 양쪽서 반발…'누더기' 학생인권조례 제정 후폭풍
찬반 양쪽서 반발…'누더기' 학생인권조례 제정 후폭풍
  • 현대성 기자
  • 승인 2020.12.2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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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 논란이 뜨거웠던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학생인권조례안’ 제정에 따른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고은실 의원(정의당, 비례대표)이 발의했던 원안 대신 논란이 되는 내용이 대폭 수정된 위원회 대안이 제정되면서 찬성 측에서도 ‘누더기 조례’라고 비판하는 데다 지난 23일 제390회 임시회 본회의 당시 찬반 토론에 나선 강충룡 의원(국민의힘, 서귀포시 송산·효돈·영천동)의 ‘동성애 반대’ 발언도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회, 청년정의당 제주도당 창당준비위원회는 지난 24일 성명을 내고 “누더기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됐지만 무작정 환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제정과 동시에 개정을 요구해야 할 만큼 누더기가 된 채로 도의회를 통과했다”며 “도의회 교육위원회 의원들은 반대 의견을 수렴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학생인권조례를 대폭 후퇴시켰다”고 비판했다.

앞서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부공남, 교육의원, 제주시 동부)는 지난 18일 제390회 임시회를 속개, 고은실 의원(정의당, 비례대표)이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학생인권조례안을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위원회가 만든 대안을 본회의에 부의했다.

위원회의 대안은 원안에서 ‘성적(性的) 지향’ 문구를 제외하고, 학생의 권리를 포괄적으로 규정토록 수정하는 등 논란이 되는 부분을 대폭 손질해 마련됐다. 이 조례안은 지난 23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39명 중 찬성 26명, 반대 1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강충룡 의원의 ‘동성애 반대’ 발언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민주노총 제주본부 등 도내 19개 시민사회 단체 및 정당으로 구성된 ‘제주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24일 논평을 통해 ‘저는 동성애, 동성애자 싫어한다. 자식들에게 동성애가 정상적이라고 학습시키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 그것은 동성애를 권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조례안을 부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강충룡 의원의 발언을 규탄했다.

이들은 “주민의 권익 신장을 위해 차별과 혐오를 철폐하는 데에 앞장서야 할 도의원이 공개적으로 도의회 석상에서 ‘동성애자 싫어한다’ 고 발언하는 것은 도의회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일”이라며 “성적 지향은 찬반의 문제가 아니”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어 “강충룡 의원의 발언은 성소수자 시민에 대한 언어폭력”이라며 “강충룡 의원은 어제의 혐오발언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도의회의 품위를 훼손한 점과 스스로의 인권의식 수준을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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