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북아 미디어아트 메카로 도민과 함께 만들 것”
“제주, 동북아 미디어아트 메카로 도민과 함께 만들 것”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0.11.16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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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지하벙커에서 ‘빛의 벙커’로 부활
관객을 압도하는 거장의 명화, 살아 숨 쉬다
"문화예술 참여도 높은 제주인…과감한 투자와 시도 할 것"
박진우 티모넷 대표

제주 빛의 벙커는 도내 문화 관광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빛의 벙커는 버려진 옛 군사시설에 빛을 투사해 클림트와 반 고흐 등 거장의 회화 세계를 관객들 앞에 선뵀다.

수십 대의 비디오 프로젝트 및 스피커가 그림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이와 잘 맞는 음악을 틀며 관객이 마치 그림 속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이는 관객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고, 최근 복고를 새로이 즐기는 ‘뉴트로’ 시대 성공적인 문화 도시재생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빛의 벙커를 연 티모넷 박진우 대표(53)가 있다.
 
#폐 지하벙커에서 ‘빛의 벙커’로 부활

빛의 벙커 클림트전

“빛의 벙커는 ‘정보통신 기술(IT)로 일상 생활을 편하게 만든다’는 저희 기업 미션의 영역을 문화예술 분야로 확장시킨 첫 사례였습니다.”

모바일 티머니로 잘 알려진 티모넷은 신사업으로 프랑스 컬처스페이스와 독점계약을 맺고 제주에 빛의 벙커를 열었다. 프랑스 컬처스페이스가 폐채석장과 폐공장 부지를 활용해 만든 ‘빛의 채석장’과 ‘빛의 아틀리에’에 이은 세 번째 전시다.

박 대표는 프랑스 유학 시절 및 출장 때마다 미술관을 찾았고, 프로방스에서 아미엑스 전시를 처음으로 접했다. 전시에 매료된 그는 기술의 국내 유치를 위해 1년 간 공을 들였고, 폐허가 된 대규모 공간을 찾고자 전국을 모색하다 제주 지하 벙커를 찾았다.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에 위치한 높이 5.5m, 2975㎡에 달하는 거대한 지하 벙커 안. 외부의 빛이 완전 차단되고, 방음이 완벽해 아미엑스 전시에 필수 요건인 시‧공간적 몰입감을 충족시키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산업화와 도시발전 속 잊혀진 공간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도시재생적 의미를 가진 해당 전시 유치를 위해 역사와 규모 면에서 최적의 장소를 찾는 게 중요했습니다. 우리는 전국을 탐색해 처음으로 제주도 성산에서 가능한 장소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관객을 압도하는 거장의 명화, 살아 숨 쉬듯

빛의 벙커 반 고흐전

제주 빛의 벙커는 명실상부한 ‘핫 플레이스’가 됐다. 지하 벙커에 90여 개 비디오 프로젝터와 수십개의 스피커로 화려하게 부활시키는 게 특징이다. 관객들은 명작들 사이를 자유로이 거닐며 빛과 그림자의 끊임없는 소용돌이를 감상할 수 있다.

제주 빛의 벙커는 개관작으로 ‘황금빛 화가’로 불리는 클림트를 택했다. 클림트의 화려한 색채를 강조한 전시로, 벽과 천장, 바닥 가득 화가의 황금시대 대표작 ‘키스’와 ‘유디트’ 등으로 채워 그의 작품 세계를 재조명한 바 있다.

내년 2월까지 선봬는 두 번째 작품인 반 고흐전은 고흐 특유의 작품 질감과 붓 터치를 그대로 느낄 수 있게 구성된 게 특징이다.

프랑스에서 이미 조명한 바 있는 작품이라도 다 같은 작품이 아니다. 일례로 프랑스 ‘빛의 아틀리에’에서 초연한 고흐전과 달리 제주 고흐전은 지하 벙커를 개조한 공간 특성에 맞게 새로 제작됐고, 폴 고갱 몰입형 미디어아트 작품은 제주가 세계 초연작이다.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 운영까지 각 분야에 전문가로 구성된 팀들이 투입됩니다. 콘텐츠와 공간에 따라 아트 디렉터를 중심으로 전시기획, 연출, 사진영상, 뮤직, 조명 등 수십명의 스텝들이 작품을 만듭니다. 이는 관객 눈높이와 감상의 질을 결정 짓습니다.”

 

#문화예술 참여도 높은 제주인…과감한 투자와 시도할 것

빛의 벙커에 대한 도내‧외 문화관광업계의 관심은 각종 지표로 드러난다. 2018년 11월 개관작 ‘빛의 벙커: 클림트’ 전시는 개관 한 달 사이 4만 명이 다녀갔고, 11개월 간 56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했다.

벙커의 역사적 특수성을 표현한 BI(Brand Identity)는 세계 3대 디자인어워드 중 하나인 iF 디자인어워드 커뮤니케이션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또한 문화체육광광부 선정, 2019 한국관광의 별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빛의 벙커: 반 고흐’ 전시도 관객들의 발걸음이 잇따르고 있다.

박 대표는 “제주도민들은 타 지자체에 비해서 문화예술 참여도가 높다고 생각한다”며 “개관 초기 지리적 어려움으로 많은 도민의 방문을 기대하지 못했으나 예상치 못하게 도민들께서 많이 방문, 도민 문화수요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빛의 벙커와 함께 제주도를 동북아 미디어아트의 메카로 만들기 위한 국제페스티벌 개최 등 과감한 투자와 새 시도를 제주도민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명화와 신진작가 발굴 기대감

“좋은 국내 작가를 섭외해 우리나라 작품도 해외에서 소개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관심 있는 작가들과 구상 중에 있습니다.”

제주 빛의 벙커는 매해 다른 주제의 몰입형 미디어아트 작품을 선뵈고 있다. 티모넷은 향후 한국 명화의 몰입형 미디어아트나 신진 작가의 작품을 전시할 계획도 갖고 있다.

티모넷은 당초 올해 몰입형 미디어아트 국제 축제를 기획했으나 코로나19로 순연중이다.

한편 티모넷은 제주지역 예술가들과 협력해 아트 상품을 개발한 바 있다.

제주 출신 패션 디자이너 박린준씨와 예술 협업의 일환으로 개관작인 클림트 전시 당시 클림트와 제주 바다색을 배경으로 한 특별판 여성백 라인을 선보인 바 있다.

박 디자이너는 구스타프 클림트를 상징하는 노란색과 제주의 옥빛 바다를 상징하는 터키색, 예술과 영생을 상징하는 금색 등의 색깔을 활용해 특별판 라인을 구성했다.
 
 

#제2의 빛의 벙커, 도외로 확산되나

박진우 티모넷 대표

티모넷은 첫 문화산업 프로젝트였던 빛의 벙커를 계기로 관련 사업을 확장시켜나가고 있다. 전시 공간도 제주를 시작으로 서울을 비롯, 내륙에서도 적당한 장소를 물색 중이다.

박 대표는 “이러한 전시방법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디지털 미술관을 지향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의 확산을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진우 티모넷 대표는

박진우 티모넷 대표는 한양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이후 프랑스 대학에서 국제경영학 석사, MIS 박사, MBA 과정을 밟았다.

그는 1996년 쌍용정보통신 전략기획팀에서 시작해 ㈜LG-EDS 시스템 PO팀, ㈜LG-CNS Biz model 팀, ㈜한국스마트카드 사업전략팀에서 일하다 ㈜티모넷 대표이사가 됐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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