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로 불렸던 ‘제주흑우’ 82년 만에 제 이름 찾아
한우로 불렸던 ‘제주흑우’ 82년 만에 제 이름 찾아
  • 김동건 기자
  • 승인 2020.10.28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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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 일본 소는 흑색, 한국 소는 적갈색(황색)을 표준으로 한다는 한우표준법 제정
생산·도축 단계에서 일반 한우와 구분 표기, 유통·소비 단계에서는 한우·육우로 표기
지난달부터 유통·소비 단계에서 중요한 등급판정확인서에 제주흑우로 표기 가능
28일 오전 제주대학교 공동실험실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세필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장이 유통·소비 단계에서도 제주흑우 품종 표기가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김동건 기자.
28일 오전 제주대학교 공동실험실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세필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장이 유통·소비 단계에서도 제주흑우 품종 표기가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김동건 기자.

한우로만 표기됐던 제주흑우가 82년 만에 지위를 되찾았다.

제주대학교 줄기세포연구센터(센터장 박세필, 이하 센터)는 28일 제주대 공동실험실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전자와 육질분석 등을 통해 유통·소비 단계에 흑우 품종 표기가 가능하게 됐다고 28일 밝혔다.

제주흑우는 1938년 일본이 일본 소는 흑색, 한국 소는 적갈색(황색)을 표준으로 한다는 모색 통일 심사규정을 골자로 한 한우표준법을 제정하면서 고유한 지위를 상실했다.

이후 1980년대 정부의 육량위주 소 산업정책으로 몸집이 작고 육량이 적은 제주흑우는 도태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2004년 FAO(국제식량농업기구) 한우 품종의 한 계통으로 공식 등록되면서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제주흑우.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진흥원 제공.
제주흑우.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진흥원 제공.

문제는 제주흑우가 생산·도축 단계에서는 일반 한우와 구분 표기되지만 유통·소비 단계에서 한우 또는 육우로 표기돼 일반 한우와 구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센터는 유통·소비 단계에서 중요한 등급판정확인서에 제주흑우로 표기될 수 있도록 제주흑우의 유전자·육질 분석 등 연구를 지속 추진해왔다.

추진 결과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지난달부터 ‘소도체 등급판정결과서’에 제주흑우를 표기 가능하도록 제도를 재정비했다.

아울러 생산자와 유통업자는 전산화돼 있는 거래증명종합포털시스템 등을 통해 제주흑우 정보를 조회할 수 있게 됐다.

박세필 센터장은 “유통·소비 단계에서 제주흑우의 품종 표기가 가능해짐에 따라 제주흑우 진위 여부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며 “유통 개선과 품질 향상 등 향후 제주흑우 산업 활성화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흑우의 개체수를 늘리기 위해 지난해 인공수정사업을 실시했고 올해 수정이식사업을 진행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된 제주흑우는 고려시대부터 왕실에 진상품과 제향품으로 받치는 등 귀한 대접을 받아왔다. 현재 도내에서 1700여 두가 사육되고 있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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