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오일장 여성 살해 피의자...여성 BJ에 빠져 수천만원 빚
제주오일장 여성 살해 피의자...여성 BJ에 빠져 수천만원 빚
  • 김동건 기자
  • 승인 2020.09.10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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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방송 여성 BJ에 매일 하루 최대 200만원 탕진, 5500만여 원 빚져
범행 후 시신 은닉 시도한 정황도 확인
경찰 "생활비 마련 위한 우발적 범행 아닌 계획적 범행으로 보여"
10일 오후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인근에서 귀가하던 30대 여성을 살해하고 절도, 시신 은닉 시도 등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A씨(29)가 검찰에 송치되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10일 오후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인근에서 귀가하던 30대 여성을 살해하고 절도, 시신 은닉 시도 등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A씨(29)가 검찰에 송치되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제주 오일장 인근에서 귀가하던 30대 여성을 강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가 인터넷방송 여성 진행자(BJ)에 빠져 수천만원대 빚을 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피의자가 범행 장소를 다시 찾아 시신을 은닉하려 한 정황도 확인됐다.

제주서부경찰서는 강도 살해와 시신 은닉 미수, 절도, 사기 등의 혐의로 피의자 A씨(29)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 50분쯤 제주시 도두1동 제주민속오일시장 인근 밭에서 피해자 B씨(39·여)를 살해하고 현금 1만원과 신용카드를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오후 10시48분쯤 서귀포시 표선면 인근 주차장에서 A씨를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오피스텔 월세가 밀려 결국 지난달 28일 집에서 나와 자신의 탑차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오일장 등을 배회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A씨는 취객이나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삼고 지난달 30일 피해자를 발견해 피해자가 걸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에 차를 주차하고 피해자가 오길 기다리다 피해자에게 흉기를 들이밀며 금품을 요구했다.

피해자가 양산으로 저항하자 A씨는 총 6차례에 걸쳐 흉기를 휘둘러 피해자를 살해했다.

A씨는 B씨의 시신을 은닉하기 위해 범행 후 약 5시간이 지나 범행 장소에 또 다시 나타났다.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인터넷방송물에 빠져 여러 여성 BJ에게 매일 하루 최대 200만원에 달하는 사이버머니를 주는 등 돈을 탕진해 수천만원대 빚이 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차량 구입과 생활비, BJ 선물 등으로 5500만여 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생활고에 시달려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지만 인터넷방송 여성 BJ에게 매일 사이버머니를 선물하고 자신 명의의 탑차가 있는 것으로 보아 우발적 범행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범죄는 이른바 ‘묻지마 범죄’라기 보다 미리 계획된 범죄로 보고 있다”며 “성폭행 여부 등 송치 후 검찰과 협조해 추가 수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치경찰과 합동으로 여성들이 많이 다니는 귀갓길 등을 대상으로 범죄예방 진단을 펼쳐 가로등과 폐쇄회로(CC)TV 등 범죄예방시설을 증설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피의자 신상공개를 하지 않은 것과 관련, 신상공개 시 피의자 스스로 심리적 압박 속에 수사에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등 부정적 영향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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