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갈등 해소 '진통' 여전
제2공항 갈등 해소 '진통' 여전
  • 현대성 기자
  • 승인 2020.08.11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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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제주도가 의견수렴' 입장 되풀이…국책사업 갈등 떠넘기기
제주도-의회 협치 대신 '제각각' 의견수렴…'갈등 되려 증폭' 비판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 갈등 해소를 위해 국토교통부, 제주도, 제주도의회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 특별위원회(이하 특위)가 참여한 4차례 공개 토론회가 끝났지만 갈등 해소 방안을 놓고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제2공항 건설 사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제주도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해 지역사회에 국책사업 갈등을 떠넘기는 데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도 갈등 해소를 위한 ‘협치’ 대신 제각각 의견 수렴을 추진해 제2공항 건설 사업을 둘러싼 갈등을 되려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제주도의 일방적인 의견 수렴에 제주도의회가 반발, 향후 주민설명회를 무산시키겠다는 얘기까지 오가는 등 제2공항 건설 사업과 맞물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는 11일 제주 제2공항 상생방안 마련을 위한 도민사회의 폭넓은 주민의견 수렴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오는 31일까지 주민의견 수렴을 위한 창구를 운영한다.

도는 제2공항 건설과 관련 단순 찬·반을 넘어 구체적인 제주 미래상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접수하기로 했다. 의견 수렴 내용은 ▲도민들이 염려하는 주민피해 최소화 방안 ▲환경수용력 대응 방안 ▲상생방안 등이다. 제주도는 의견 수렴과 맞물려 제2공항 예정부지 주민설명회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제주도의회는 이 같은 제주도의 자체 의견 수렴 방안에 즉각 반발했다. 특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갑)은 “제주도의 일방적인 발표에 의원들이 강하게 항의했다”며 “주민설명회를 중지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제2공항 건설을 전제한 단순한 찬·반 여론 수합은 갈등을 지속 방치하겠다는 것”이라며 “원 지사가 그동한 주창해 왔던 도의회와의 협치도 완전히 파괴됐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제주도의회는 또 11일 제주를 찾은 김상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에게 공론화에 소극적인 제주도 대신 국토부가‘제2공항 공론화 과정에 직접 나서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도의회 의장 집무실에서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을 만난 김상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제주 제2공항의 공론조사 문제를 왜 제주도에 전가하냐”는 좌남수 의장의 질문에 “지역에서 기피하는 시설 같은 경우를 어떤 지역에다 설치를 할 경우 수용 여부가 중요하다. 그런데 공항은 그런 차원이 아니다”라며 “제주에 건설하려는 신공항은 제주에서 설치해 달라고 요청한 시설”이라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상도 실장은 좌 의장을 만나기 앞서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면담을 갖고 제2공항 갈등 해소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김 실장은 “그간의 공개 토론회를 통해 많은 부분을 찬반 주민들이 서로 이해했다고 본다. 정부 입장에서는 신공항 건설이 제주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도민들이 원하거나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을 최대한 반영해서 제2공항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제2공항 개발사업이 전문가의 판단을 반영해야 할 사항, 여론을 반영해야 할 사안이 얽혀 있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전향적인 뱡향으로 가닥이 잡혀야 한다”며 “언제까지 맴돌 수는 없다. 주민 의견을 잘 들어서 제2공항을 진행하는 데 가닥을 잘 잡아주길 부탁한다”고 화답했다.

한편 제주권 공항인프라확충 범도민주친협의회(공동대표 김대형·부동석·현정자, 이하 제주공항범추협)은 이날 오후 제주상공회의소에서 김상도 실장을 면담하고 조속한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촉구했다. 

김대형 제주공항범추협 공동대표는 “제주 제2공항 건설은 현 제주공항의 혼잡 문제해소와 안전성 확보 등 국민들의 교통 편의성을 위해 추진하는 국책사업으로 더 이상 시기를 늦출 수 없다”며 “제2공항 필요성에 대해 국토부가 홍보활동을 강화하는 등 강력한 추진 의지를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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