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객 버스사고...한라산 등산 코스 주변 도로 위험 상존
등산객 버스사고...한라산 등산 코스 주변 도로 위험 상존
  • 김동건 기자
  • 승인 2020.08.05 1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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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각 코스 진입로 갓길 걷는 등산객 위험
갓길 포장 안 되고 차선규제봉 등 안전대책 없어
5일 오전 한라산 관음사코스 진입로. 김동건 기자.
5일 오전 한라산 관음사코스 진입로. 김동건 기자.

“갓길 포장이 안 돼 도로로 걸어야 하는데 규제봉도 없어 불안하죠.”

최근 등산객이 버스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한 산록도로와 5‧16도로, 1100도로 등 산간도로에서 보행자들의 안전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5일 오전 한라산 관음사코스 진입로.

한라산 방향 도로 갓길은 포장되지 않아 풀이 무성했다. 다만 반대편 갓길 일부 구간에는 빗물이 흐르도록 설치된 고랑이 있어 일부 등산객이 고랑 위를 따라 걷고 있었다.

대부분 등산객은 울퉁불퉁한 갓길 대신 도로를 침범해 걸었다.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5일 오전 한라산 관음사코스 진입로. 김동건 기자.
5일 오전 한라산 관음사코스 진입로. 김동건 기자.

한라산 둘레를 따라 설치된 산간도로 중 등산객이 많이 찾는 관음사‧성판악·어리목·영실코스를 비롯해 오름 탐방구간 등을 중심으로 보행 안전 관련 환경 개선이 절실한 실정이다.

관음사코스 야영장에서 만난 박형철씨(44)는 “한라산 등반 코스를 찾을 때 인도나 갓길 포장이 안 돼 있어 도로를 따라 걷게 된다”며 “규제봉도 없어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해당 도로들에 커브와 경사가 많고 관광객 등의 초행길 운행도 적지 않은 상황에서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차량에 대한 안내 및 유도시설이 보강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광객 이문영씨(51)는 “한라산 등반코스까지 차를 몰고 왔는데 길이 구불구불해 속도 조절이 힘들었다”며 “주행 속도에 신경 쓰다 보면 갓길을 살피는 시야도 좁아지게 된다. 운전자들이 도로 상황을 적기에 알 수 있도록 안내판이나 유도시설이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행정당국은 예산 부족 등으로 당장은 산간도로 갓길 보수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산간도로 갓길이 포장되지 않거나 규제봉이 설치되지 않은 구간이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예산을 고려하면 갓길 설치 등이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1산록도로인 한라산 관음사코스 진입로 구간에서 지난 4일 오전 8시24분쯤 특전사령부 예하부대 버스에 등산객 2명이 치여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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