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이 어떻게 기적과도 같은 속도로 성장해 21세기 초강대국이 됐을까.

2006년 중국 공영방송이 방영한 다큐멘터리 ‘대국굴기(大国崛起)’는 헌법을 제정해 경제발전을 위한 법률적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한편 남북전쟁을 통해 노예제 문제를 해결하고 과학기술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 미국의 경제가 급속히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도 기술 경쟁력과 경제 성장을 위해 과학기술의 진흥에 힘써 왔으며, 정부 주도의 지식재산 확대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선진적인 지식재산 인프라를 구축한 바 있다.

세계 최초의 온라인 출원 시스템 도입, 특허법원의 설립,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출범 등이 그것이다. 나아가 지식재산 발전 전략을 지속적으로 시행해 창조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지식재산 관련 정부 예산은 2015년 기준 8조8000억원으로 연평균 6.5%씩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제주도는 최근 유입 인구가 계속 늘고 있고 농업과 관광산업을 보완하고 대체할 미래산업을 육성해야 하는 등 국내·외 환경 변화에 따른 많은 해결과제를 안고 있다. 변화에 적응하고 새로운 발전 전략을 발굴해 추진하는 데 지식재산에 기반한 창조 인프라는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지식재산에 대한 인식 제고와 진취적인 활용 전략이 필요하다.

양도나 담보의 객체로서 지식재산은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수도 있지만 지식재산의 가치는 거래의 대상으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분쟁에 대응할 수 있는 방어수단이라는 점에서 기업에게 보험과 같은 역할을 하고, 기술 경쟁력을 높여 새로운 시장 개척 및 확대를 보장하는 공격적 투자 전략을 제공한다. 젊은 인재들의 창업과 외부 기업의 유치에 지식재산 기반의 경영 환경 조성과 지원이 필수적인 이유이다.

지식재산은 교육의 수단이자 목표가 될 수도 있다. 발명 활동과 특허 획득 과정을 통해 창의적 사고를 기르는 한편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배양해 인접 학문에 대한 이해도를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입시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고 제주 교육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지식재산 창출 활동은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제주 이주민과 현지인 사이의 이질감 해소와 융합 측면에서도 지식재산은 다양성을 표출하면서 공동체성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 저마다의 창작물을 자랑하는 지역 시장인 플리마켓은 또 다른 문화 상품이 됐고, 독특한 제주어 브랜드로 무장하고 청정 식재료를 활용한 퓨전음식들이 제주 관광의 코드를 변화시키고 있다.

지식재산을 변화의 원동력으로 삼아, 지역 경제를 발전시키고 미래를 열어 가는데 도내 주요 기관들의 이해와 협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도정은 지식재산 관련 예산을 해마다 증가시키고 있지만 좀 더 과감하고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제주도의회도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창조 인프라를 두텁게 해 산업기반 확충과 미래 동력 창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정책이 추진되도록 협력해야 한다.

‘대국굴기(大国崛起)’는 미국이 세계 강대국이 된 주요 원인으로 1787년 제헌의회에서 세계 최초로 발명과 창조 활동을 법으로 보호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내놓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과학과 실용 기술을 진흥시키고 창작자와 발명가의 권익을 보장함으로써 사회 전체에 창조의 열정을 북돋았다고 밝히고 있다. 공공정책에 대해서는 격론을 벌인 것과 달리 창조 인프라를 만들고 창조의 열정을 확산시키는데 미국이 일치단결한 것이다.

제주도의 창조 인프라를 구축하고 확산시키는 데 도정과 의회의 관심과 노력이 더욱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제헌의회의 태도는 좋은 귀감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