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밭농사, 일손 걱정 없게 변화를 꾀하자
제주 밭농사, 일손 걱정 없게 변화를 꾀하자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6.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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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가 뛴다!] 고호웅 시민기자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와 도내 자원봉사단체 및 기관 등 78개 단체가 협력해 '2020년 마늘수확 농촌봉사활동'을 진행한 가운데 일손 돕기에 참여한 봉사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와 도내 자원봉사단체 및 기관 등 78개 단체가 협력해 '2020년 마늘수확 농촌봉사활동'을 진행한 가운데 일손 돕기에 참여한 봉사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큰 추위 없이 유난히 따뜻했던 겨울 탓인지 올해 마늘 수확은 예년보다 2주가량 빨리 시작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본국으로 자진해 돌아가고, 매년 큰 도움을 주던 군인들의 대민 지원도 제한되다 보니 일손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힘들어졌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주농협 인력지원센터는 도내 자원봉사단체와 여러 기관의 협조로 5월 10일부터 29일까지 총 16회에 걸쳐 70여 농가의 마늘 수확을 도왔다.

범제주농협 임직원과 새농민회, 농가주부모임, 고향주부모임, 제주소방서 여성의용소방대, 제주여성교통봉사대, 참꽃봉사회 등으로 구성된 봉사단체와 제주도청, 서귀포시청, 제주세관, 조달청, 제주선관위, 국립제주박물관, 제주지방경찰청, 제주서부경찰서, 제주해양경찰서, 한국산업인력공단, 해병대, 마사회, 도서관연합회, 농촌지도사 도·제주시·동부연합회, 생활개선제주시연합회, 제주시·서귀포시 4-H본부, 제주도관광협회, 한전 제주지사 임직원 등 78개 단체에서 2300여 명이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기자도 안덕 사계리와 구좌 월정리, 김녕리 농가에서 일손 돕기에 참여했다.
어릴 적 집에서 마늘 농사를 지었던 터라 남들보다는 조금 수월하게 일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중학생 때 이후로 30년 만에 일해보니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은 고통을 다시 맛봤다.
하지만 일손 돕기 농가가 병원에 입원 중이라는 얘기를 듣고 요령을 피우지 않고 열심히 맸다.
농협봉사단이 와서 마늘을 싹 매주고 갔다는 소식을 병상에서 접하면 얼마나 기뻐하실까 하는 생각에….

제주도의 농업인구는 기자가 중학교를 졸업하던 1990년 말 16만4000명에서 2018년 말 8만2000명으로 절반이나 줄었다.
그러나 마늘 수확은 30년 전이나 크게 바뀐 게 없었다.
논농사는 거의 100% 기계화돼서 어르신들도 손쉽게 농사를 짓게 됐지만, 밭농사는 아직도 사람 손 없이 농사를 짓기 힘들다.
고령화 속도가 제일 빠른 농촌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밭농업 비중이 높은 제주도는 더 심각하다.

농협 제주본부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보고자 지난 4월 농기계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농업기술센터와 지역농협, 일반 도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농기계와 인력지원센터를 하나의 플랫폼 속으로 담아내면 취약농가에게 농작업을 저렴한 비용에 우선적으로 대행해 줄 수 있고, 인력도 연중 더 효율적으로 중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관광산업과 함께 제주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양대 축인 제주농업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라도 농기계 플랫폼 구축 사업을 위해 유관 기관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기자에게 이번 30년 만의 마늘수확 체험은 제주농업이 어떻게 변화해 가야 할지를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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