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체불액 수백억’ 이스타항공 인수 놓고 골머리
제주항공, ‘체불액 수백억’ 이스타항공 인수 놓고 골머리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0.06.02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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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미 선행 조건 미충족으로 지분 취득 예정일을 연기한 상황에서 이스타항공의 체불 임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인수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제주항공은 올해 3월 이스타항공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545억원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인수 주식 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로 지분 비율은 51.17%다.

제주항공은 이행보증금으로 지급한 115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430억원을 지분 취득 예정일자인 4월 29일 전액 납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해외 노선인 태국·베트남 등으로부터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받지 못하는 등 선행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서 지분 취득 예정일은 ‘미충족된 선행 조건이 모두 충족될 것으로 합리적으로 고려해 당사자들이 상호 합의하는 날’로 변경된 채 2일 현재까지 연기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스타항공이 지난 1일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으로부터 노동관계법 위반에 따른 시정 지시를 받았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1~2월 자사 조종사 노동조합 소속 150명의 4대 보험료를 체납했으며, 2~3월 임금을 체불했다.

더욱이 조종사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다른 직원들의 월급도 지급하지 않으면서 전체 체불 임금 규모는 2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제주항공은 이대로 이스타항공의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 수백억원의 체불 임금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처해졌다.

실제 이스타항공은 인수기업인 제주항공이 체불 임금을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제주항공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 위한 차액 430억원과 200억원 이상의 체불 임금을 부담하지 못할 경우 양사 간 주식매매계약은 파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는 2005년 제주를 찾는 관광객과 도민들의 항공교통 편의를 위해 애경그룹과 공동 출자해 제주항공을 설립했으며, 현재 7.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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