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선고등학교는 지난 4월 30일 IB본부로부터 ‘IBDP(International Baccalaureate Diploma Programme)’ 후보학교 승인을 받았다. IB본부의 컨설팅과 현장검증단의 검증을 거쳐 교원의 연수와 시설 등 요건에 부합하면 최종적으로 인가를 받게 된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2년 1월쯤 표선고는 IB인증학교로 새로운 기회의 창문을 열게 된다. IB교육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불안과 걱정이 상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서는 IB교육을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한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IB교육과정은 장기간이 소요되는 프로젝트라는 점이다. 따라서 IB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과 행정당국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 교육감의 핵심사업으로 추진되다가 교육감이 교체되면 흐지부지되는 상황으로 가면 안 된다. 특히 IB교육은 연속성이 중요하므로 초등학교에서 출발해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으로 연계돼야 하며 제주특별법에 근거한 교육과정 운영특례를 적용하여 자율형 학교로 지정해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할 필요가 있다.

둘째 IB교육은 혁신적인 교육프로그램의 도입이라는 점이다. 혁신프로그램의 도입과정에서는 많은 논란과 반발이 생길 수 있다.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불안과 함께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가에 대한 우려도 상존한다. 자녀들의 대학입시와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고 IB가 과연 이러한 요구를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는 것도 당연하다. 따라서 교육감과 학교장은 학부모의 불안감이 해소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대학입학과 관련된 문제를 선도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셋째 무엇보다도 IB교육의 성공은 학생과 직접 소통하는 담당교사의 역량과 열정에 달려있다. 관심과 열정은 교사의 소명의식이나 학교장의 리더십을 통해 나타날 수도 있지만 교사의 역량은 IB프로그램에 대한 체계적인 연수프로그램을 통해 배우고 체득해야만 한다. 우수한 해외인력을 초빙하여 교내외의 연수를 진행하거나 IB해외탐방과 연수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해 IB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양성된 IB전담교사들은 오랫동안 해당 학교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과감한 인센티브를 부여해 선도적인 IB교사로서의 자긍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넷째 학생들의 참여와 동기부여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IB교육은 기존의 교육과는 전혀 다른 논술과 토론위주로 진행되며 학생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창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교육패러다임의 일대 전환이다. 따라서 교사의 교육역량 못지않게 학생들의 적극적 참여가 요구된다. 처음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IB교육프로그램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누구나 들어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려면 첫 단추부터 잘 꿰매야 한다. 학습부진아를 위한 대안학교가 아니라 미래에 요구하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인력을 양성하는 학교로 완전히 탈바꿈시켜야 한다. 이런 목표가 없다면 아예 시작하지 않는 편이 낫다.

마지막으로 IB교육의 성공은 IB교육에 대한 열정과 소명의식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교육감을 비롯한 학교장 및 일선교사들 모두가 열정과 사명감을 갖고 IB교육을 위해 진력할 때 성공의 문은 열릴 수 있다. 학부모회와 총동문회에서도 이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물심양면으로 협조하고 지원해야 한다.

최근 함덕고등학교는 음악에, 애월고등학교는 미술에 특화해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다. 특화하면 그 분야에 소질이 있는 학생들이 입학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표선고도 이제 혁신의 문턱에 들어서고 있다.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 개척의 선봉자은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에게 주어진 역사적 소명을 이루기 위해 난관을 이겨나가야 한다. 담당 교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헌신과 열정, 그리고 소명의식을 기대하면서 표선고의 발전을 응원한다.

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