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보다 땅 장사' 농업법인 수두룩
'농사보다 땅 장사' 농업법인 수두룩
  • 김현종 기자
  • 승인 2020.05.28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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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2019년도 실태조사 결과 절반 이상 비정상 운영
18곳 농지 사들여 팔아넘긴 법인도...고발-행정처분 나서

A농업법인은 2016년과 2017년에 무려 18필지에 달하는 농지를 사들였다.

농지 위치는 용담23동과 삼양2, 도두1, 용강동, 조천읍, 구좌읍 등 제주 곳곳이었다.

그런데 A법인은 대부분 농지를 매수한 당일 매도했고, 길어도 3개월 안에 팔아넘겼다.

비슷한 기간 B농업법인은 한림읍 농지 8필지를 사들인 후 단기간에 팔았다.

C농업법인은 구좌읍 농지 6필지, D농업법인은 조천읍 농지 4필지를 각각 사고팔았다.

농업과는 무관한 땅장사에 열을 올리는 농업법인들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28일 제주시가 발표한 2019년 농업법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절반 이상 농업법인이 비정상 운영되고 있다.

1926곳 농업법인(영농조합법인 1081농업법인 845)이 지난해 기준 3년간 거래한 농지를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된 결과 정상운영은 전체 45.5%876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농업법인 중 151(7.8%)5인 미만 영농조합 또는 농업인 출자율 10% 미만 등 설립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고, 125(6.5%)1년 이상 장기간 미운영 상태였다.

특히 부동산 거래 등을 비롯한 목적 외 사업을 운영한 곳도 36곳에 달했다.

제주시는 그 중에 사실상 부동산 투기가 의심되는 A법인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여기에다 폐업(사업자 말소)320, 소재 불명 등은 417곳이었다. 1곳은 농업법인 유사명칭이 적발됐는데 한 문중회가 농업법인 관련 이름을 사용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시는 목적 외 사업을 운영하거나 장기 미운영 중인 농업법인에 대한 해산명령 청구에 나서는 한편 설립요건 미충족 법인에 시정 명령을 내리는 등 행정처분을 진행한다.

제주시 관계자는 농업법인 실태조사 결과 비정상 법인에 대한 후속조치를 추진한다비정상 농업법인을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해 농업농촌 발전 주체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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