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뛰어넘은 코로나 충격파...제주 외국인 관광시장 무너진다
사드 뛰어넘은 코로나 충격파...제주 외국인 관광시장 무너진다
  • 김태형 기자
  • 승인 2020.05.28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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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외국인 관광객 방문 18만명 그쳐...2017년 사드 사태 123만명 비해서도 격감
외국인 카지노.호텔 이어 면세점까지 휴업, 상권도 타격...회복 시기 불투명, 대책 시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파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파를 뛰어넘으면서 제주 관광산업의 한 축인 외국인 관광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특히 제주를 잇는 해외 하늘길이 사실상 두 달 이상 막히면서 단체관광 호텔과 음식점, 전세버스는 물론 면세점까지 문을 닫는가 하면 주요 상권까지 도미노 타격을 받으면서 ‘시장 마비’라는 최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28일 관광업계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8만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1만여 명의 30%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4월에는 1159명, 이달 들어 1977명에 그치는 등 ‘코로나 펜더믹(세계적 대유행)’ 추이와 맞물려 작년 대비 1~2%대 수준에 불과해 사실상 발길이 끊긴 상황이다.

이는 3년 전 도내 외국인 관광시장에 직격탄으로 작용한 사드 한파를 뛰어넘는 충격파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사드 당시인 2017년에도 외국인 관광객은 123만여 명이 찾은데 이어 지난해에는 170만명을 돌파하면서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올 들어 지금까지 이어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무비자 입국 전면 중단에 이어 국제 항공노선 직항편까지 대부분 끊긴 최악의 사태가 3개월 가까이 이어지면서 외국인 관광시장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미 올 들어 지난달까지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휴·폐업한 관광숙박시설만 10곳 이상으로 불어나는가 하면 외국인 전용 카지노 4곳도 운영 중단하고 휴업에 들어갔다.

사드 위기 때도 승승장구했던 외국인 면세점도 결국 코로나19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 매출 하락에 적자까지 쌓이면서 신라면세점이 공항점에 이어 시내 제주점까지 다음 달부터 한 달 간 휴업에 들어가는가 하면 롯데면세점도 내달 한 달 동안 제주 시내점을 임시로 문을 닫는다.

여기에 전세버스와 여행사도 개점휴업하거나 폐업에 내몰리는가 하면 제주시 지하상가와 신제주 바오젠거리 상가 등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던 상권들도 매출 감소에 허덕이고 있다.

더욱이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으로 부분적인 회복세를 보이는 내국인 시장과 달리 외국인 관광시장인 경우 회복세를 기약할 수 없는 불확실한 전망이 업계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말 그대로 외국인 관광시장은 기반 붕괴라는 최대 위기에 내몰린 최악의 상황”며 “내달 국제선 운항 재개에도 회복세까지 상당한 기한이 필요한 만큼 지역경제 타격을 감안해 정부와 제주도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태형 기자  kimt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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