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회 없애라고 하라” 강력 반발
21대 국회 구성을 놓고 여야간 본격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열린 당선인 워크숍에서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회의 모든 위원장 자리를 가져오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전날 김태년·주호영 두 원내대표가 첫 회동을 갖고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 협상을 시작했지만 ‘법사위·예결위’ 두 상임위원장 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본격적인 기싸움이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당선인 워크숍에서 “21대 국회는 잘못된 관행으로 얼룩진, 근본적으로 잘못돼 있는 20대 국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20대 국회까지 관행을 자꾸 근거로 해서 21대 국회도 유사 20대 국회처럼 만들려고 하는 그런 야당의 주장과 논리와 행태에 대해서는 저희 당의 입장에서는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이 대표는 이어 “원내대표께 다시 한 번 촉구하는데 20대 국회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서 더 이상 인정하지 않는 입장으로 협상에 임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과거 야당몫으로 굳혀져온 ‘법사위-예결위’ 관행을 21대 원 구성 협상에선 수용하지 않겠다며 야당을 강하게 압박하는 모양새다.
특히 이 대표는 “21대 국회는 개원과 동시에 코로나 국난 극복과 검찰·국회 개혁을 비롯한 여러 개혁 과제를 완수를 해야 한다”며 “아울러 비상 경제에 대응하기 위한 추경 예산 처리와 함께 새로운 사회적 대화, 타협을 추진해 국민적 힘을 하나로 모으는 일까지 시급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속도를 강조했다.
통합당을 겨냥해서도 이 대표는 “미래통합당은 원구성에는 관심없고 상임위를 몇 개 먹느냐하는 잿밥에만 관심 있다”며 “20대 국회까지는 여러 가지 발목을 잡고 국회가 파행되고 하는 걸 면할 수 없었는데, 21대 국회는 국민들이 그렇게 하지 말란 뜻으로 명령했다”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K-방역을 만들어냈듯 K-국회도 만들어보자”며 “잘못된 관행이 ‘일하는 국회’에 방해가 된다면, 이번 기회에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호중 사무총장과 박광온 최고위원 역시 원내 과반 이상을 확보한 만큼 협상에 진척이 없을 경우 표결을 통해 ‘전체 상임위원장 여당 확보’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국회를 없애라고 하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중소기업중앙회장과 면담을 가진 뒤 기자들에게 “여당이냐 야당이냐 보다 중요한 게 헌법상 삼권분립”이라며 “행정부를 견제하는데 이러면 안된다”고 말했다.
배현진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원 구성에 대한 여당 지도부의 도발적 발언들이 관례적인 협상 전략인지, 은연중 터져 나온 오만의 발로인지 알 수 없다”며 “통합당의 상임위 배분안은 여당이 과거 야당 시절 동일하게 요구했던 안건”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회법에 따라 21대 국회는 다음달 5일까지 개원해 8일까지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도록 돼 있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