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적물 준설했다는데...바닥 드러나는 용연
퇴적물 준설했다는데...바닥 드러나는 용연
  • 김현종 기자
  • 승인 2020.05.26 2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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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바다 만나는 지점만 '반쪽짜리' 진행...구름다리 아래는 그대로
서한두기 주민들 "땜질식 처방만 되풀이...퇴적 현상 근본 원인 밝혀야"

제주시 용연포구 일대에 쌓여 바다로 통하는 물길까지 가로막던 퇴적물을 걷어내는 공사가 진행됐지만 정작 반쪽짜리 준설에 그치면서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26일 제주시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용연 퇴적물 준설공사가 추진돼 사실상 마무리됐다.

총사업비 8500여 만원이 투입됐고, 모래자갈 등 퇴적물 4500정도 제거됐다.

문제는 준설공사가 용연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서만 부분적으로 이뤄진 점이다. 절경을 자랑하는 용연계곡 구름다리 아래 쌓인 퇴적물은 그대로 남아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실제 썰물 때마다 용연 구름다리 아래에서 동쪽방향 절벽 인근에는 진흙 퇴적물이 그대로 수면 위로 드러나는 등 준설작업이 이뤄진 사실이 무색한 실정이다.

반대쪽 용천수 담장 지점 일대에서도 바닷물이 빠질 때마다 장기간 쌓인 퇴적물들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서한두기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과거 용연 구름다리 아래 지점 수심은 밀물 때를 기준으로 5m 이상으로 깊었지만 현재 2m에도 못 미치고 있다. 퇴적물이 3m 넘게 쌓인 셈이다.

여기에다 용연 준설공사는 2007년과 2012, 2017년에 이어 올해도 되풀이되면서 땜질식 처방에 그치고 있다. 2018년 탑동 앞바다에 방파제가 설치된 후 용연에 퇴적물이 쌓이는 양이 급증하고 퇴적 속도도 빨라지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근본적인 원인 규명이 시급하다.

서한두기마을회 관계자는 퇴적물 준설공사가 바다 방향에서만 이뤄지다 보니 용연계곡 일대 상황은 그대로라며 탑동을 살리겠다고 용연을 죽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준설만 할 게 아니라 용연 퇴적현상의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제주시 관계자는 예산이 부족해 자갈모래가 집중 퇴적돼 용연계곡 물길까지 막은 바다와 만나는 지점에서만 준설한 게 사실이라며 구름다리 아래부터 전체적으로 준설할 수 있도록 추가 예산 확보에 나서고, 원인 규명도 관련 부서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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