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어부바
코로나19와 어부바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5.2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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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진 신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장

코로나19가 우리의 의식주를 바꿔 놓고 있다. 재택근무가 늘고 있으며 가정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실물경제가 나빠지고 있다. 특히 제주관광 관련 업계 등은 치명타를 입고 있다.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이 시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많은 사람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진다. 

그렇다고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마냥 우울한 나날을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신협의 어부바 문화=이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고 상생해 달라진 인식과 자발적인 실천으로 거듭나는 지혜가 요망된다.

이와 더불어 금융기관도 이윤 추구보다 도민들이 빠른 시일 내 회복될 수 있도록 공감하는 금융 정책과 흔들림 없는 방향 제시를 다양하게 펼쳐 나가야 할 것이다.

최근 신협이 추구하고 있는 어부바 광고가 각광을 받는 이유다. 어부바 문화에는 사랑과 정이 오간다. 갑을 관계가 아니라 사랑과 애정 속에 업고 업히는 관계, 이것이 상생이며 신협이 펼쳐나가고자 하는 금융의 미래인 것이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언론인이자 문학평론가 이어령 선생은 ‘한국인 이야기’에서 신협의 어부바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최근 한 금융기관의 광고가 눈길을 끈다. 대학 새내기 딸을 업고 가는 아빠, 노모를 업고 가는 딸, 장바구니를 든 아내를 업는 남편, 어린 동생을 업은 누나, 아이를 업은 아빠…. 다양한 어부바를 통해 업는 사람의 따뜻한 마음과 업히는 사람의 고마움과 행복을 담은 광고다. ‘평생 어부바’라는 슬로건 아래 금융 소외계층에게 언제든 따뜻한 등을 내주겠다는 철학을 한국적 정서로 담아낸 것이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신협의 어부바 실천=코로나19로 도민들이 어려울 때 빛을 발하는 것이 신협과 같은 토속 금융기관이다. 지난해 말 기준 3조7305억원을 보유한 도내 신협은 189억2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했고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시작한 올 2월에 22만1389명 조합원(지난해 말 기준)에게 70여 억원을 배당금으로 환원했다.

또 도내 신협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피해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무이자 신용대출 지원, 담보대출 이자 지원, 공제료 납입 유예, 약관대출 이자 납입 등 다각적인 금융 지원은 물론 지역상권의 고통 분담 차원에서 12개 신협이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했고 조합별로 마스크 기부와 기부단체 등을 통해 직·간접적인 기부를 하는 등 다양한 어부바를 실천하고 있다.

신협중앙회 차원에서도 도민과 조합원 어부바를 위해 타 기관의 고금리로 고통받는 대출자를 위해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 주는 ‘815 해방 대출’, 고령 조합원 돌봄 서비스의 일환인 ‘어부바 효 예탁금’, 노인과 어린이 등 취약계층을 위한 ‘위치 알림기기 무료 지원’, 저출산 문제 완화와 다자녀 가정의 금융 편의 제공을 위한 ‘다자녀 주거 안정 지원 대출’, ‘재난지역 대출 지원’, ‘지역 특화사업’, ‘소상공인지원센터 설립’ 등 7대 포용 금융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신협 성장과 정책 지원의 필요성=시중은행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양한 금융 정책을 통해 도민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신협이 시중은행과 다른 가장 큰 차이가 하나 있다. 신협은 이익이 발생하면 조합원(도민)에게 환원하지만, 시중은행은 이익이 발생되면 투자한 주주에게 환원하며 주주 중 60% 내외가 외국인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 사태 지원을 위한 정책자금은 토속 금융기관보다 시중은행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왜 그럴까? 소상공인, 자영업자, 농어민 등에게 어부바를 실천하는 신협보다 시중은행 등을 통해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며 양극화된 자본의 논리로 설명해야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제주도정은 도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서민의 든든한 동반자, 뿌리 깊은 금융, 신협이 가일층 성장해 도민의 삶 속에 깊이 융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금융 지원 정책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 줄 것을 바란다. 아울러 코로나19가 조속한 시일 내 종식돼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이뤄지길 기원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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