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접촉식 음주 단속 중입니다. 불지 마시고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지난 20일 오후 9시20분 제주시 연북로. 1m 길이 거치대 끝에 알코올 감지기가 달린 비접촉식 알코올 감지기를 든 경찰이 음주단속에 나섰다.

이날 단속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지난 1월부터 선별적으로 진행하던 음주운전 단속을 ‘비접촉식 감지기’를 활용한 일제 단속으로 바꿔 진행했다. 일제 단속으로 진행된 건 114일 만이다.

비접촉식 알코올 감지기는 차량 내부에 있는 알코올 성분을 감지해 낸다.

경찰은 운전자에게 차량에 있을 수 있는 알코올 성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단속 전 에어컨을 끄라고 안내했다.

경찰은 비접촉 감지기를 운전자 앞에 5초 안팎 놓은 상태에서 목적지 등을 물으며 짧은 대화를 나눴다. 

단속 후 40여 분만인 오후 10시2분쯤 비접촉 알코올 감지기에 빨간 불과 함께 ‘삐’ 소리가 났다.

차량 운전자의 음주 측정 결과 혈증알코올농도는 0.043%.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50대 운전자는 지인과 저녁자리에서 술을 2잔 마셨다고 얘기했다.

이어 오후 10시53분쯤엔 40대 운전자가 음주단속을 피하려다 경찰에 들키기도 했다.

당시 이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61%로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또 비접촉식 감지기에 손세정제에 포함된 알코올 성분이 감지되는 일도 있었다.

기존 감지기와 달리 비접촉식은 5초간 차량 내부의 알코올 성분을 감지해야 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시간이 더 걸린다. 이에 경찰은 교통흐름을 고려하며 단속을 이어나갔다.

경찰은 주 1~2회 비접촉식 감지기를 활용한 음주단속을 시행해 음주운전 사고를 예방한다는 목표다.

경찰 관계자는 “비접촉식 감지기가 추가로 확충되는 대로 단속을 확대해 나가겠다. 음주 후에는 대리운전을 이용하거나 택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도내 제주지역 음주운전 사고는 12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4건과 비교해 42.8% 증가했다.

올해 월별 음주운전 사고는 1월 25건, 2월 28건, 3월 46건, 지난달 21건 등이다.

음주운전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명, 부상자는 184명에 달하고 있다.

지난 3월만 해도 음주운전 사고 부상자는 69명으로 지난해 동기 33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