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서 함께 나누는 인문 풍경 계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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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5.1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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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보담(步步譚)’(2018년 가을호·LS네트웍스)

LS네트웍스 사외보로 연 4회 발행
그림·사진 등 수록…“보기 드문 잡지”
제주 특집도 다뤄…회사 홈피 게시
‘보보담(步步譚)’(2018년 가을호, LS네트웍스) 표지.
‘보보담(步步譚)’(2018년 가을호, LS네트웍스) 표지.

지난해 늦은 가을 어느 날 서울 출장길에 학창시절 지도교수님을 오랜만에 찾아뵀다. 그간에 있었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슬그머니 잡지 한 권을 서가에서 꺼내셨다. 책에 대한 평가가 조금은 엄격한 편인 선생님이 요즘 보기 드문 아주 좋은 잡지라는 아주 후한평가를 내린 그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했다.

정년퇴임 후에 요즘도 지인들과 전국 방방곡곡 답사(踏査)를 다닌다는 말씀을 듣고 있던 참이라 막연히 그것과 관련된 잡지려니 싶기는 했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남다른 부분이 이곳저곳 느껴지는 공을 많이 들인 잡지였다.

우선 잡지의 이름은 보보담(步步譚)’이다. ‘걸으면서 함께 나누는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있어 그 의미를 알겠다. 사학과에 재직하시던 시절 한 학기에도 몇 번씩 주동하시던 답사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동원(?)돼야 하는 대학원생 사이에서 원성이 자자했던 분이 애독하실 만한 책이다. 하긴 세월이 지난 지금 그 때의 원성이 지금은 본인의 애호로 바뀐 이가 많기는 하다.

보보담(步步譚)(2018년 가을호, LS네트웍스)에 수록된 삽화(김광성 그림).
보보담(步步譚)(2018년 가을호, LS네트웍스)에 수록된 삽화(김광성 그림).

다음은 발행한 곳이 ‘LS네트웍스. 즉 그 회사에서 사외보로 연 4회 발행하는 멤버십 매거진으로 기업의 사회공헌 차원에서 기획된 잡지인 만큼 구독신청을 받아 무료로 배포되는 무가지(無價紙)이기도 하다. 2011년에 창간돼 그 해 여름호부터 올해 봄호까지 통권 36호가 발행됐는데 초창기에는 여행 가이드 팸플릿 정도였다가 지금은 250여 쪽에 달하는 분량으로 발전했다.

보보담(步步譚)(2018년 가을호, LS네트웍스) LS그룹 구자열 회장의 편집노트.
보보담(步步譚)(2018년 가을호, LS네트웍스) LS그룹 구자열 회장의 편집노트.

그리고 이 잡지의 편집주간을 맡은 이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2020년 기준 재계순위 16위에 랭크된 LS그룹의 구자열 회장이다. 직접 편집회의에 참여하고 지금도 이 잡지의 맨 앞에 수록되는 편집노트를 쓰고 있다. 그가 대학 시절 애독했던 뿌리깊은 나무한국의 얼이었다고 생각하고 그걸 보여주고 싶어 만든 게 바로 이 보보담이라고 한다.

또한 화려한 필진들의 글과 함께 수록된 그림과 사진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좋은 글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그림과 사진은 좋은 잡지의 덕목 가운데 하나일 것인데 이 잡지의 편집장이 사진작가이기에 비주얼이 더 돋보이는 탓도 있을 것이다. 눈이 호강을 하니 무가지인 게 미안할 지경이다.

보보담(步步譚)(2018년 가을호, LS네트웍스)에 수록된 양양 선림원지 전경(이지누 사진).
보보담(步步譚)(2018년 가을호, LS네트웍스)에 수록된 양양 선림원지 전경(이지누 사진).

마지막으로 아무리 계간이지만 원고와 사진, 그림에서 출판, 배송까지 하려면 연간 적지 않은 투자가 있어야할진대 잡지 안에 수록된 광고라고는 회사의 이미지나 프로스펙스 같은 자사 브랜드를 담은 면 딱 한쪽이다.

발행 비용을 줄이기 위해 웹진으로 가자는 건의도 물리치며 돈 벌려고 하는 일이 아니니 돈 벌어야 하는 잡지들이 하지 못 하는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는 그 편집주간의 말이 허언이 아님을 알겠다.

무가지에 무광고인 사외보지만 읽고 볼 게 많은 아름다운 잡지. 이런 잡지가 또 어디 있겠는가. 언제 그만둘 거냐고 묻는 친구들에게 내 회사 망하는 날까지 계속할 거라고 한다는 그이다. 우리네는 그저 그의 회사가 무궁토록 번창하길 바랄 수밖에.

2014년 봄호(통권12)는 제주도 특집이다. 이 인문 풍경 계간지 보보담에 관심 있는 분들은 회사 홈페이지(www.lsnetworks.com/html/pr/bobodam.asp)PDF파일로 전부 공개 중이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이 역시 무료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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