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가 일부 인명구조함 잠금장치 안 보여...“위기 시 신속대응 힘들어”
해안가 일부 인명구조함 잠금장치 안 보여...“위기 시 신속대응 힘들어”
  • 김동건 기자
  • 승인 2020.05.14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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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금장치 바닥 향해 있어 한 눈에 안 보여
녹슨 잠금장치 쉽게 안 열리기도
14일 오전 제주시 도두동 소재 한 어촌정주어항에 설치된 인명구조함. 김동건 기자.
14일 오전 제주시 도두동 소재 한 어촌정주어항 방파제에 설치된 인명구조함. 김동건 기자.

제주 해안가에 설치된 인명구조함들이 녹이 슬거나 잠금장치 위치가 부적절해 사용이 어렵고 디자인과 규격도 제각각이어서 혼란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물놀이객들이 바다를 찾는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위급상황 발생에 따른 신속한 인명 구조를 위해 인명구조함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14일 오전 제주시 해안도로 도두봉공원 앞.

14일 오전 제주시 해안도로 도두봉공원 앞에 설치된 인명구조함. 김동건 기자.
14일 오전 제주시 해안도로 도두봉공원 앞에 설치된 인명구조함. 김동건 기자.

인명구조함의 잠금장치가 바닥을 향해 있어 눈에 띄지 않았다.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1분1초가 긴박한 위기 상황에서 잠금장치를 찾는데 자칫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관광객 이슬아씨(32·여)는 “인명구조함의 잠금장치는 위급 상황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눈에 잘 띄는 곳에 설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도두동 한 어촌정주어항 방파제에 설치된 인명구조함도 마찬가지였다.

14일 오전 제주시 도두동 소재 한 어촌정주어항 방파제에 설치된 인명구조함의 잠금장치가 녹슬어 있다. 김동건 기자.
14일 오전 제주시 도두동 소재 한 어촌정주어항 방파제에 설치된 인명구조함의 잠금장치가 녹슬어 있다. 김동건 기자.

심지어 인명구조함 잠금장치가 녹슬어 성인 남성이 힘껏 당겨야 겨우 열렸다.

낚시객 최준용씨(48)는 “잠금장치가 한 눈에 안 보이면 위급 상황 때는 마음이 조급해져 더 찾기 힘들 것”이라며 “녹까지 슬어 아이나 여성은 쉽게 열지 못 한다”고 우려했다.

어영공원에 설치된 인명구조함도 힘껏 당겨도 열리지 않는 등 개폐에 결함이 있었다.

여기에다 인명구조함 상당수의 디자인과 규격이 서로 다른 데다 안내문도 제각각이어서 혼란을 주는 실정으로 전면적인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인명구조함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잠금장치가 녹스는 것은 바닷바람의 영향이 크다”며 “잠금장치가 쉽게 열릴 경우 구명조끼, 튜브 등이 도난당할 위험이 있어 잠금장치를 아래에 설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여름철 해수욕객 등이 몰릴 것을 대비해 인명구조함 점검을 더욱 강화하고 구조 변경 등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도내 인명구조함은 설치‧관리 주체별로 제주도 42개와 제주시 24개, 서귀포시 37개, 제주소방 14개 등 총 117개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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