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부터 29일까지 아트인명도암갤러리
코로나19의 침묵을 깬 화폭 속에 봄의 생기가 피어오른다.
김현숙 전 제주도립미술관장이 오는 16일부터 29일까지 제주시 봉개동 소재 아트인명도암갤러리에서 14회 한국화 개인전 ‘화란춘성(花蘭春城): 침묵하는 봄’을 개최한다.
김 작가가 2017년 이후 3년 만에 내놓는 이번 개인전은 봄 향기를 담아낸 한국화 작품 20여 점을 출품한다. 작품 크기는 4호부터 100호까지 다양하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 김 작가는 바이러스 감염 위험 때문에 봄이 왔지만 사람을 자주 만나지 못했다.
그는 생활 속에서 ‘꽃’에 주목하게 됐고, 오히려 ‘그림 작업을 하기에 최적의 시간이 됐다’는 것을 느꼈다.
이후 김 작가는 화폭에 제주 봄꽃 특유의 따뜻한 빛깔과 꽃잎, 그 너머로 보이는 집들을 채워 넣게 됐다.
김현숙 작가는 “누구도 불러내지 않고, 누구를 불러내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파릇한 싹이 돋았다 한들 설레도 안 되고, 창밖으로 만개한 꽃가지가 한들거려도 마음을 동여매어 침묵해야 한다”면서 “즐기지 못하는 꽃들이 화면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작가정신을 운운하며 고민했던 일들이 멈춤의 시간을 맞으면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한편 김 작가는 국내·외 기획전과 단체전, 초대전 등에 430여 회에 출품했고 시애틀, 취리히, 상하이 등 다양한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아울러 그는 제25, 26대 제주미술협회장과 제4대 제주도립미술관장 등을 지낸 바 있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