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전기사용
코로나19와 전기사용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5.0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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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전력거래소 제주본부장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전 세계가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대응에 1등 모범국가로 인정받으며 잘 막아내고는 있지만 감염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정기간 지속되면서 경제활동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욱이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 경제구조 상 세계경제가 불황에 빠지면 우리 경제도 불황을 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 인류의 활동은 에너지 사용을 기반으로 한다. 전력사용량은 대표적인 경기선행지수로 코로나19로 인한 제주경제의 위축은 그대로 제주지역 전력사용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값싸고 편리하고 깨끗한 특성으로 석유, 가스 등에서 전기에너지로의 꾸준한 사용전환이 이루어져 왔고 제주는 관광객 및 유입인구 증가에 의한 전력소비까지 더해져 매년 4~7%의 높은 수준의 전력사용량 증가추세를 보여 왔다.

그런데 올해 제주지역의 전력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4% 이상 감소했고 5월과 6월에는 6%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력사용량이 감소한 것은 전력거래소가 제주지역 전력사용량에 대한 통계자료를 관리한 이후 올해 처음으로 전례에 없는 일이다. 제주 전력관제센터는 전력수요가 예상보다 줄고 태양광 발전량은 늘어나면서 전력공급을 조절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제주에는 우리가 평균적으로 사용하는 전력량(65)과 같은 용량의 태양광 발전설비(35)와 풍력발전설비(30)가 운영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봄철 전력수요는 50이하로 낮아지는데 햇볕이 좋고 바람까지 부는 날에는 풍력, 태양광에 의한 발전량만으로도 공급량이 넘치게 된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력량만큼 발전기들의 전력 생산량을 조절하는 일은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는 것으로 전력수요 조절의 실패는 자칫 블랙아웃(대정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전통적인 발전기들을 정지하고도 신재생발전량이 전력수요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풍력발전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불가피하게 제약을 받은 풍력발전량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증가해 왔으며, 전력수요까지 감소한 올해는 태양광 발전소마저 정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통적인 발전기와 비교해 풍력, 태양광의 발전원가는 아직 높고 발전량 조절에도 안정적이지 않다.

지난 3년간 태양광 발전설비는 제주 전력공급시스템의 안정성과 신재생 발전사업자의 경제성에도 위협이 될 만큼 급격하게 증가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우리가 가야할 방향이지만 경제성과 안정성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제주지역의 신재생발전 사업은 지난해 말 천연가스 발전소 준공으로 발전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데다 전력수요 초과 발전에 따른 발전량 제약으로 손실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욱이 후발사업자의 진입에 의한 선행사업자의 경제적 손실이 가중되는 상황을 고려해 풍력, 태양광 발전사업의 연간 진입 가능한 적정용량을 산정해 신재생 사업허가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

제주지역의 신재생설비는 설비용량 비율로나 발전량 비중으로나 더 이상 보조전원이 아닌 중심전원으로 그 역할이 부여돼야 한다.

정부와 제주도, 전력거래소와 한전 등의 전력당국은 태양광 발전소 또한 안정적 전력공급원으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풍력발전소에 버금가는 기준과 의무를 부과하고, 초과발전에 의한 발전량 제약을 줄여주기 위해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시간에 전력소비를 유도하는 전기요금제도 개선과 에너지저장장치에 저장을 유도하거나 육지 전력계통으로 보내는 방안 등의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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