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관광객 북적...거리두기·시민의식 실종
황금연휴 관광객 북적...거리두기·시민의식 실종
  • 정용기 기자
  • 승인 2020.05.0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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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부터 3일까지 닷새 동안 16만명 관광객 제주에
3일 오전 서귀포시 성산일출봉을 찾은 사람들. 사진=임창덕 기자 kko@jejuilbo.net

황금연휴를 맞아 제주지역에 16만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몰리면서 주요 관광지는 인파로 북적였으나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제대로 실천하지 않으면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를 키우는 모습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지난 2일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은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명소답게 오전부터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하지만 시장을 찾은 방문객의 절반 가량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시장 곳곳에 놓인 손소독제도 이용하는 사람이 드물었다.

떡 판매점, 분식집 등에는 방문객들이 몰렸지만 줄을 설 때 최소 1m 이상 거리를 둬야 한다는 지침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시장을 찾은 도민 김모씨(36)는 “답답하더라도 마스크를 되도록이면 착용했으면 하는데 아예 벗고 다니는 관광객이 적지 않다”며 “관광도 관광이지만 아직 코로나19에 대한 긴장을 늦출 땐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문색달해수욕장 주차장은 서핑을 즐기려는 관광객 등이 줄지었고 인근의 한 야외 카페도 다닥다닥 붙어 앉은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성산일출봉과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 말등대 등 역시 인파로 가득했다.

지난 2일 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줄을 설 때 1m 거리두기를 실천하지 않는 방문객들이 쉽게 목격됐다. 정용기 기자.

제주도가 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 현장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실외에서 관광객의 약 60%만 마스크를 착용해 방역지침 준수가 다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또 관광객이 다녀간 곳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제주국제공항 인근 올레길 17코스는 렌터카를 타고 온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플라스틱, 음식물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이호테우해수욕장 근처 말등대 주변도 각종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었다.

공공근로자 현모씨(67)는 “황금연휴가 시작된 후 버려지는 쓰레기가 부쩍 늘었다”며 “쓰레기는 꼭 지정된 장소에 분리수거를 해서 버려야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나흘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3만8802명에 달한다. 당초 예상됐던 10만6905명보다 29.8%(3만1897명) 많았다.

지난 2일 서귀포시 중문색달해수욕장 주차장에 렌터카들이 주차돼 있다. 정용기 기자.

이날에도 2만5000여 명이 제주에 도착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오는 5일까지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 전체 방문객은 22만여 명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황금연휴 닷새째인 이날까지 16만명을 웃도는 관광객이 몰리면서 제주도는 방역지침 준수를 거듭 당부하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공항 특별입도절차에서 방문객의 발열과 증상 여부를 검사하는 등 국경 수준으로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제주공항 개방형 선별진료소(오픈 워킹 스루)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입도객은 모두 85명이다.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코로나19는 현재 진행 중인 바이러스로 언제든 다시 유행할 수 있으니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방역지침을 준수해달라”고 밝혔다.

지난 2일 제주시민속오일시장이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임창덕 기자 kko@jejuilbo.net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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