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예정지 ‘숨골’ 논란 확산되나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숨골’ 논란 확산되나
  • 고경호·정용기 기자
  • 승인 2020.04.3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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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자료사진
제주일보 자료사진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예정지에 분포하고 있는 ‘숨골’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이하 비상도민회의)가 자체 조사를 벌여 숨골 75개와 동굴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힌데 대해 사업 시행자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면서 갈등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비상도민회의는 지난 29일 서귀포시 성산읍에 위치한 동굴 ‘칠낭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공항 예정지로부터 250m가량 떨어진 곳에서 동굴과 숨골 75개를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비상도민회의는 “발견된 동굴은 완벽한 용암동굴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수산굴 등 다른 용암동굴처럼 동굴이 더 연결되거나 다중의 구조를 갖췄을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적인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숨골은 빗물을 땅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중요한 통로이자 지하수 생성의 핵심”이라며 “철저한 조사 없이 제2공항 사업이 이뤄질 경우 성산읍의 물난리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토부는 같은 날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비상도민회의의 주장을 반박했다.

국토부는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동굴조사를 실시해 동굴은 서궁굴 한 곳, 숨골은 8개가 확인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국토부는 “비상도민회의가 제시한 칠낭궤는 공항 예정지로부터 약 250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공항부지 내 새로운 동굴이 발견된 것은 아니”라며 “해당 동굴은 제2공항 부지 밖에 위치하고 있어 건설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가 현지조사 등을 통해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숨골에 대해서도 비상도민회의 측의 자료를 포함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토부가 비상도민회의의 주장을 반박하는 동시에 전수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환경부의 요청에 따라 현재 진행하고 있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국토부가 제2공항 예정지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비상도민회의가 요구한 정부·지자체·환경단체 공동조사단 구성을 거절할 경우 비상도민회의로부터 숨골 관련 자료를 받을 수 있을 지도 미지수인 만큼 동굴 및 숨골과 관련한 갈등이 더욱 확산될 여지가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국토부는 비상도민회의가 숨골과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면 이를 포함해 조사를 해보겠다는 것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조류조사처럼 일정한 기간을 설정해서 조사할 지는 미지수”라며 “비상도민회의가 제안한 공동조사단 구상과 관련해서는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고경호·정용기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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