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솔로 이코노미 시대’ 대비를
외식업계, ‘솔로 이코노미 시대’ 대비를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4.2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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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전체가 경기불황으로 고통을 당하지만 외식업계의 불황은 역사 상 최악이라는 평가다. 경제적으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던 1997년 외환위기 당시보다 더 어렵다는 말은 이제 더 이상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이전인 지난 1월과 지난달의 종업원수를 비교한 결과 제주지역 외식 업체 가운데 28.6%가 종업원수를 줄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외식업체 10곳 중 3곳이 종업원을 줄였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근 외식업계가 겪는 불황은 꼭 코로나19 탓만은 아니다. 물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업이나 공동체 회식이 대폭 줄어들고 개인 고객 역시 크게 감소해 매출이 급감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은 소비자의 식문화 패턴이 크게 변하고 있는 상황에도 기인한다.
우선 편의점이다. 몇 년 새 편의점에는 맛과 가격적인 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도시락과 각종 HMR(가정 간편식) 제품이 봇물처럼 출시돼 외식업소를 찾던 고객을 상당 부분 흡수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형 쇼핑몰이나 마트에서 판매하는 저렴한 가격의 즉석식품은 굳이 외식업소를 찾지 않게 한다. 또 10여 년 전부터 우리 사회에 불어 닥친 카페 문화도 기존 외식업체의 매출을 떨어뜨린 환경적인 요인이 됐다. 이 모든 것은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 시대에 접어든 우리 사회의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1인 가구, 즉 ‘나 홀로 가구’는 일반화돼 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도내 15세 이상 3000가구를 표본으로 선정해 지난해 6월 17일~7월 12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도내 1인 가구는 2016년 27.4%에서 2017년 28.6%, 2018년 29.4%로 해마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가 30%에 육박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급증하는 1인 가구 비율이 소비 트렌드와 도내 유통시장 특히 식품·외식업계의 소비패턴을 완벽하게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문제는 가뜩이나 취약한 지역경제 상황에서 외식업계가 무너지면 지역 기초 경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데 있다.
제주도 차원에서 외식업 위기관리 종합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외식업 과밀화 해소를 위해 준비된 창업 유도, 폐업자가 임금 근로자로 전환할 수 있는 재기교육 등의 폐업지원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지역산업기반 육성, 신산업 발굴 등을 통해 다른 업종의 일자리를 늘려나가야 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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