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함 도착...개표 시작하자 참관인 이목집중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가 마감된 15일 오후 6시 이후 제주시 한라체육관에 속속 투표함이 도착하면서 본격 개표가 시작됐다.
제주시 갑·을 선거구의 경우 오후 6시15분 삼도1동 1투표소를 시작으로 개표 작업이 이뤄졌다.
652명의 개표사무원(제주시 420명·서귀포시 232명)이 개표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시행, 비례대표 선거에 무려 35개 정당이 등록하면서 투표지 길이가 48.1㎝달한다.
이 때문에 비례대표 투표지는 ‘투표지 분류기’가 수용하지 못해 모두 개표사무원의 수작업으로 개표가 진행됐다.
개표 참관인들도 개표 과정을 예의주시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비례대표 선거는 수작업으로 이뤄져 16일이 돼야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달라진 투·개표소 모습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소는 코로나19로 예년 투표와 달라진 모습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이날 제주시내 각 투표소에서는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유권자들이 일정 거리를 두고 기다리면서 발열 검사를 받았다.
유권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비치된 손소독제도 이용했다.
아라초등학교의 경우 코로나19 자가격리자들을 위한 기표소가 투표장 외부에 별개로 설치돼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19 자가격리자도 별도 투표소서 참정권 행사
○…코로나19로 자가격리 중인 유권자들도 지정 투표소 내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소중한 참정권을 행사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100여 명의 자가격리자가 투표 의향을 밝혔다.
각 투표소에서는 방역 차원에서 자가격리자를 위한 임시기표소가 마련되고 전담 투표사무원도 배치됐다.
전담 사무원은 자가격리자와 2m 이상 거리를 유지했다.
사무원들은 자가격리자 유권자들의 투표소 도착과 귀가 시간을 확인하고, 대기장소와 투표소 이동을 안내했다.
▲114세최고령 유권자 투표 무산 아쉬움
○…도내 고령 노인들의 투표에 관심이 쏠렸으나 고령으로 인한 건강 상의 이유 등으로 투표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제주시 최고령 유권자인 신모 할아버지(105·제주시 이도2동)가 거동이 불편해 투표를 하지 못했다.
서귀포시 대정읍에 살고 있는 양모 할아버지(102), 강모 할머니(114)는 요양원, 병원 입원 중이어서 거동이 불편해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도2동·대정읍 관계자는 “어르신들의 투표가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나 거동이 불편해 아쉽지만 투표를 하지 못한 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는 숫자일 뿐’고령층도 참정권 행사
○…힘든 몸이지만 부축을 받으며 참정권을 행사한 노인도 잇따랐다. 윤성의 할머니(98·서귀포시 중문동)는 이날 손녀 원경미씨의 부축을 받아 지정 투표소인 대포노인복지회관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제주시 일도2동 소재 제주영락종합사회복지관 주간보호쉼터에서도 최영균 할아버지(89·일도2동)가 투표에 참여했다. 최 할아버지는 “50여 년 전 첫 투표 후 투표를 빼먹은 적이 없다”며 “청년층들도 투표에 꼭 참여하길 바란다. 투표를 많이 해야 살기 좋은 제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애인도 소중한 한표…교통약자 지원도
○…제주도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서귀포시지회, 바른선거제주도연합회, 제주시각장애인복지관, 서귀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등 7개 기관·단체는 국회의원 선거 투표에 참여하려는 장애인, 노인 유권자를 위해 차량을 지원하거나 수어통역 서비스를 지원했다.
이날 수어통역사와 함께 아라초등학교를 찾은 청각장애인 김은정씨(29)는 “농어지원이 돼 올해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다”며 “도내 청각 장애인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보다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정치 참여가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생애 첫 투표한 고3 유권자 등 “책임감 느껴”
○…오창훈군(18·서귀포고 3)은 고등학생 신분으로 첫 국회의원 투표를 마치고 의미있는 인증샷을 남겼다. 오군은 “학교에서 반장, 회장을 투표할 때와 많이 달라서 신기했다. 학교에서는 투표권을 한 장 받는데 진짜 투표에서 여러 장 받아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오군은 “유권자로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게 뿌듯했다”며 “제주 국회의원들이 농업 정책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제주경찰·소방 투.개표 끝날 때까지 긴장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시작됨과 동시에 제주경찰, 소방은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하는 등 긴장감에 휩싸였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이날 오전 6시부터 개표가 종료될 때까지 전 경찰관의 비상동원체제를 갖추는 갑호비상으로 전환하고 선거 관리에 나섰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도 투·개표소에 대한 소방안전점검을 실시하는 등 특별경계근무에 나섰다.
경찰, 소방당국은 이날 투·개표가 무사히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투표함 개봉 시 이의제기도…고성까지
○…개표 참관인들은 투표용지 하나를 꼼꼼히 살피면서 용구의 일부만 찍힌 투표용지 등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개표 사무원과 참관인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날 오후 6시40분쯤 제주시갑 선거구 한 투표 용지를 두고 참관인이 이의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있었다.
정용기 김지우 장정은 김나영 김동건 기자 brave@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