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일 4‧3평화공원에서 엄수된 72주년 4‧3희생자추념식에 참석해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며 4·3특별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통과를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4‧3추념식에 두 차례 참석했다.
2년 전 70주년 4‧3추념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4‧3 완전 해결을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라며 “제주에 봄이 오고 있다”고 선언했지만 아직 제주에 봄은 오지 않았다.
4·3특별법 개정안의 골자는 희생자‧유족에 대한 배·보상이다. 부당하게 희생된 국민에 대한 구제는 과거사 청산을 위한 필수 절차이자 국가의 존재 이유다.
문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말을 인용해 “너무 오래 지연된 정의는 거부된 정의”라고 지적했다.
4·3특별법 개정안이 2017년 12월 발의된 후 4·3희생자유족들은 문턱이 닳도록 국회를 찾아 읍소했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2년 5개월 동안 ‘희망고문’에 시달려 왔다.
그동안 직무를 유기해온 정치권이 총선에서 ‘네 탓’ 공방을 벌이는 모습은 가관이다.
송승문 4·3희생자유족회장은 “꽃들이 활짝 피었는데도 마음이 아파 몹시 춥다”며 “4·3 유족들은 4·3특별법 개정안의 국회처리를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정치권은 물음에 답해야 한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정의를 거부하는 건 죄악이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