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보여준 제주 온라인 개학
‘가능성’ 보여준 제주 온라인 개학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4.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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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선생님 소리 잘 들리니? 카메라 에 얼굴 좀 보여줘.”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지난 9일 제주의 한 고교 교실의 모습이다. 제주의 중3과 고3 학생들은 개학 첫 날 학교가 아닌 집에서 원격수업으로 교과별 교사들을 만났다. 수업에서 학생들은 구글 클래스 콘텐츠 이용, 쌍방향 실시간 화상 채팅으로 출결 체크를 했다. 담당 교사가 컴퓨터 카메라로 얼굴을 보이며 마이크로 “카메라 되는 친구들은 얼굴 보여줘. 수업 전에 하고 인사하고 수업하자” 라고 말하자 학생들은 “네”라는 댓글과 함께 카메라 화면을 켜 선생님과 얼굴을 보며 인사했다.

이렇게 시작된 사상 초유의 온라인 수업. 아니나 다를까 수업중 많은 학생이 한꺼번에 구글 클래스로 접속하면서 화면이 여러 화면으로 겹치거나 채팅 창 미러링(글이 한꺼번에 올라오는 현상)이 발생하는 등 차질이 빚어졌다. 제주시의 한 온라인 강좌 시범학교로 선정된 고등학교에서도 원격수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전망으로 오프라인 등교가 일찌감치 물 건너간 데다 예정보다 38일 늦게 개학을 했는데도 혼란이 일었다. 그래도 수업이 파행으로 치닫는 등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가능성을 심어줬다.

앞으로 과제는 드러난 문제들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책을 마련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수업의 질을 높여 수업다운 수업을 이끌어 내야 한다. 3일 후인 오는 16일엔 중·고 1~2학년과 초등 고학년이, 20일엔 초등 저학년이 순차적으로 온라인개학을 한다. 전학년이 온라인개학을 하게 되면 그만큼 접속 불편도 심해진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면 대안은 서둘러 원격수업을 안착시켜야 한하는 점이다. 말 그대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쉬운 일은 아니다. 교육당국은 좀 더 면밀하고 꼼꼼하게 예상 가능한 문제들을 체크하고,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 문제의 해결을 도모해야 한다. 기술적 문제에 대한 교육당국의 빠른 해결과 수업 방식 및 학생 관리에 대한 교사들의 연구·노력,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의 인내심 있는 협조가 맞물려야 한다. 이 제도를 제대로 정착시킨 다면 새로운 수업방식의 가능성을 찾고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하는 재미와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컨트롤 타워인 제주도교육청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한다. 제주교육의 무한 가능성을 이번 기회에 보여주길 기대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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