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첫날, 영상 겹치고 무더기 댓글...'곳곳 차질'
온라인 개학 첫날, 영상 겹치고 무더기 댓글...'곳곳 차질'
  • 장정은 기자
  • 승인 2020.04.09 17: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격수업 중 기술적 오류 발생 등 수업 차질 빚어져
학부모 "수업 켜놓고 다른 거 할 것 같다" 걱정
중3 학생 "등교수업보다 확실히 집중도 떨어져"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개학을 맞은 9일 제주시 소재 제주제일고등학교에서 역사 담당 교사가 고3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간 쌍방향 원격 수업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개학을 맞은 9일 제주시 소재 제주제일고등학교에서 역사 담당 교사가 고3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간 쌍방향 원격 수업을 하고 있다.

“얘들아, 선생님 소리 잘 들리니? 카메라에 얼굴 좀 보여줘.”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9일,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제주지역을 포함해 전국의 중3과 고3 학생들은 개학 첫날 학교가 아닌 집에서 원격수업으로 교과별 선생님과 만났다.  3월 2일 예정이었던 개학이 미뤄진 지 38일 만이다.

이날 제주시 노형동 소재 제주제일고등학교 3학년 3반 교실에서는 윤지희 사회‧역사 교사의 첫 원격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 수업에서 학생들은 구글 클래스 콘텐츠 이용, 쌍방향 실시간 화상 채팅으로 출결 체크를 하고 있었다.

담당 선생님이 컴퓨터 카메라로 얼굴을 보이며 “카메라 되는 친구들은 얼굴 보여줘. 수업 전에 하고 인사하고 수업하자”라고 말하자 학생들은 “네”라는 댓글과 함께 카메라 화면을 켜 선생님과 얼굴을 보며 인사했다. 얼굴을 보여주고 바로 끄는 학생도 있었고, 마이크를 가진 학생들은 선생님과 대화로 인사를 주고받기도 했다.

학생들은 출결 체크 후 교사가 준비한 수업 자료를 보면서 콘텐츠 활용 방식으로 원격수업을 받았다.

하지만 수업 도중 많은 학생이 한꺼번에 구글 클래스로 접속, 수업에 참여하자 화면이 여러 화면으로 겹치거나 채팅 창 미러링(글이 한꺼번에 올라오는 현상)이 발생하는 등 차질이 빚어졌다.

다른 교실에서 영어 수업을 진행한 교사들은 타 학교보다 우리 학교는 장비가 잘 갖춰진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고3 특성상 쌍방향 실시간 수업은 어려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제주시의 한 온라인 강좌 시범학교로 선정된 고등학교에서도 원격수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수업을 모두 유튜브를 통해 쌍방향으로 진행했지만 3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동시에 접속하면서 영상이 끊기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학생들이 원격수업을 집에서 대부분 혼자 듣는 만큼 학습 소화력과 집중력 등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서귀포고 3학년 재학생은 “담당 교과 선생님이 초대한 구글 클래스 학급 방에 들어가서 EBS 동영상을 진도에 맞춰 편집한 강의로 채팅 없이 수업을 진행했다”며 “수업 시간 안에 과제를 제출해야 해서 끝까지 들었지만 집중도는 학생마다 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아라중 3학년 재학생은 “우리 학교는 EBS 클래스로 접속해 콘텐츠 활용 방식으로 원격수업이 진행됐다. 초반에는 끊겼지만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등교해서 수업을 듣는 것보다 확실히 집중도는 떨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중3 자녀를 둔 학부모는 “오늘 아이가 수업하는 걸 지켜봤는데 담임선생님이 9시 전까지 출결 체크하는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면서 “인터넷으로 강의와 같이 본인이 직접 접속해서 동영상을 듣게 하는 방식이었다. 산만한 아이들은 강의를 켜놓고 다른 것을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문홍철 제주제일고 교장은 “온라인 수업에서 제공되는 과제는 수행평가 등에 직접 적용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출석 부분은 온라인 수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집중력이 문제다. 이에 토론 수업 등을 진행해서 학생들의 집중도를 높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장정은 기자  jeune@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