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제주박물관 특별전 ‘태풍고백’에 대한 관심
국립제주박물관 특별전 ‘태풍고백’에 대한 관심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4.08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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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태풍’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국립제주박물관이 기획한 특별전 ‘태풍고백(颱風告白)’은 제목부터가 그 울림이 단순하지 않다. 제주는 태풍의 경로 한가운데 서있는 ‘바람의 섬’이다.
“바람은 곧 제주였고 제주는 곧 바람이었다”는 묵직한 ‘자기 고백’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까닭이다.
제주 바람으로부터 파생된 신앙과 초가, 돌담, 생활 도구를 비롯해 ‘탐라지’와 ‘충암집’, ‘하멜표류기’등 이 특별전에 전시될 태풍 관련 인문과학 자료들은 제주도민의 삶의 자취다.
또 태풍의 이동경로 그림과 태풍 피해 사진, 제주 기상관측 발전사, 제주지방기상청 원부, 관측기기 등 자연과학 관련 자료들은 바람을 극복해왔던 기록이다. 이런 인문·자연과학 자료들을 만났을 때 우리는 이 ‘바람의 섬’에서 과거와 오늘의 삶을 되돌아보고 그 정체성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태풍은 북태평양 남서부에서 발생해 동아시아로 불어오는 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17m 이상 폭풍우를 동반하는 열대 저기압이다. 한국과 일본은 이 열대성 폭풍을 태풍이라 부른다. 반면 대서양에서는 허리케인, 인도양에서는 사이클론, 남반구에서는 트로피컬 사이클론이라고 부른다.
태풍은 주로 6~10월이 피크다. 태풍은 자연현상이지만 그 발달 과정은 보고 있으면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처럼 느껴진다. 태풍이 발달하려면 충분히 따뜻한 바다 표면 온도, 기상의 불안정성, 대기의 높은 습도 등 여러 조건이 만족돼야 한다. 따뜻해진 바닷물의 증발로 생긴 저기압과 습도가 맞게 됐을 때 열대성 태풍이 발생한다.
제주의 역사는 태풍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태풍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세력이 날로 강화되고 피해를 키우고 있다. 폭우와 폭염·가뭄 같은 기상이변도 더욱 빈번해질 게 분명하다. 태풍은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 세력이 더 커진다는 게 기상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러한 태풍의 규모와 경로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물리학의 10대 난제’ 중 하나인 난류의 이해와 연계되는 도전적 과제이다.
기후 재앙의 시대에 대비하는 근본 대비책을 늦춰선 안 되는 이유다. 그 기본은 철저한 치산치수(治山治水)다. 박물관은 이 특별전을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보며 다음 달 12일~오는 7월 5일 계획 중이라고 한다.
기후 재난에 비상한 대처를 해온 제주도민의 삶을 조명하고 ‘안전도시 제주도’로 가는 문화적 임팩트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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