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갈아엎은 가시리 유채꽃 밭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갈아엎은 가시리 유채꽃 밭
  • 김동건 기자
  • 승인 2020.04.08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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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리 유채꽃광장과 녹산로 일대 유채꽃 조기 파쇄
8일 오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유채꽃광장에 피어있는 유채꽃이 파쇄되고 있다. 김동건 기자.
8일 오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유채꽃광장에 피어있는 유채꽃이 파쇄되고 있다. 김동건 기자.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급기야 제주 최대 유채꽃 밭이 갈아엎어졌다.

매년 상춘객들을 끌어 모으던 유채꽃 명소가 코로나19 여파로 폐기 처분된 것이다.

8일 오전 6시 서귀포시 표선면 녹산로 일대.

8일 오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녹산로 도로변에 피어있는 유채꽃이 파쇄됐다. 김동건 기자.
8일 오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녹산로 도로변에 피어있는 유채꽃이 파쇄됐다. 김동건 기자.

차량 통행과 인적이 드문 가운데 도로 양옆을 노랗게 물들인 유채꽃을 트랙터가 갈아엎고 있었다. 오전 9시가 지나자 유채꽃으로 가득 찼던 녹산로 양편은 휑했다.

유채꽃 파쇄는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주민들의 요청을 행정당국이 받아들인 결과다.

최근 가시리마을회와 표선 주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와중에도 녹산로에 상춘객들의 발길이 몰리면서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되자 서귀포시에 조기 파쇄를 요청했다.

이날 도로변에서 만난 주민 김춘선씨(72·여)는 “원래는 관광객들을 반겼지만 코로나 유입 우려 때문에 그만 방문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유채꽃 파쇄는 당연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표선면 소재 호텔에 머물며 제주를 다녀간 이른바 강남 모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제주를 다녀간 여행객들의 확진사례가 잇따르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됐다.

8일 오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유채꽃광장에 피어있는 유채꽃이 파쇄되고 있는 가운데 관광객들이 파쇄되는 유채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김동건 기자.
8일 오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유채꽃광장에 피어있는 유채꽃이 파쇄되고 있는 가운데 관광객들이 파쇄되는 유채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김동건 기자.

이날 오전 10시쯤 가시리 유채꽃 광장에서 파쇄작업이 시작됐다.

미리 소식을 듣지 못 한 관광객 50여 명이 파쇄되는 유채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파쇄작업을 하던 양모씨(55)는 “유채꽃 광장은 약 3만평 규모”라며 “코로나19 여파로 어쩔 수 없이 유채꽃을 파쇄하고 있지만 도민으로서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8일 오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유채꽃광장에 피어있는 유채꽃을 파쇄하는 트랙터. 김동건 기자.
8일 오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유채꽃광장에 피어있는 유채꽃을 파쇄하는 트랙터. 김동건 기자.

이와 관련 서귀포시 관계자는 “일부 주민이 조기 파쇄를 반대하기도 했지만 대다수 주민들은 파쇄를 요청했다”며 “평균적으로 매년 4월 말에서 5월 중순 사이에 유채꽃을 파쇄하지만 최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조치와 발맞춰 조기 파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녹산로 일대와 가시리 유채꽃 광장은 매년 16만명 이상 상춘객이 방문하는 명소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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