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이 할아버지’ 딸 양춘자씨 “대통령님, 평생 한 풀었습니다”
‘똑똑이 할아버지’ 딸 양춘자씨 “대통령님, 평생 한 풀었습니다”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0.04.0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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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불법재판으로 암매장, 작년 정뜨르비행장서 유해 발굴
양춘자씨, 대통령과 유해봉안관 입장하자 참았던 눈물 쏟아내

제72주년 4·3희생자추념식이 봉행된 3일 ‘똑똑이 할아버지’ 사연의 주인공인 양춘자씨(75)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제 한을 풀었다”고 얘기하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증손자인 김대호군(15·아라중)의 편지낭송을 통해 추념식에 참석했던 양씨와 유족, 제주도민의 눈가를 적신 사연은 194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시 조천읍 신촌초등학교 교사였던 양씨의 부친 고(故) 양지홍씨는 토벌대에 연행돼 불법군사재판으로 그해 10월 현재의 제주국제공항인 정뜨르비행장에서 집단 학살 당해 암매장됐다.

마을에서도 똑똑하기로 이름났다는 부친을 그리며 평생을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해 가슴의 한이었던 양씨는 지난해 제주공항 유해발굴사업을 통해 그토록 그리던 아버지의 신원을 확인, 70년 만에 아버지를 만나게 됐다.

손자인 대호군이 이날 편지를 읽어 내려가자 내내 눈물을 훔치던 양씨는 추념식 후 문 대통령과 함께 유해봉안관으로 함께 이동하자마자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며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이제 한을 풀었습니다. 평생 한을 풀었습니다”라며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앞으로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겠다”며 양씨를 위로하는 한편 유해봉안관에 안치된 양지홍씨의 유해 앞에서 유족들과 함께 묵념을 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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