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이 찾은 영모원…“화해와 상생, 용서의 상징”
文 대통령이 찾은 영모원…“화해와 상생, 용서의 상징”
  • 변경혜 기자
  • 승인 2020.04.03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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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경 희생자, 4·3희생자 모두 ‘역사의 피해자’
“죽은 이는 부디 눈을 감고, 산 자들은 손을 잡으라”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일 '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뒤 군·경 희생자 신위를 함께 안치해 화해와 상생의 상징적 장소가 된 영모원을 찾아 분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일 '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뒤 군·경 희생자 신위를 함께 안치해 화해와 상생의 상징적 장소가 된 영모원을 찾아 분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72주년 제주4·3추념식 직후 찾은 영모원은 3만여명이 희생된 4·3의 아픔을 ‘화해와 상생’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지난 2018년 70주년 4·3추념사에서도 문 대통령은 “제주 하귀리에는 호국영령비와 4·3희생자 위령비를 한자리에 모아 위령단을 만들었다. ‘모두 희생자이기에 모두 용서한다는 뜻’으로 비를 세웠다”고 말했다.

제주시 애월읍 하귀리 영모원에는 4·3당시 군인과 경찰에 의한 희생자를 비롯 4·3희생자들이  한곳에 모셔져 있다. 당시 제주지역 곳곳이 그랬듯 이 마을 희생자만 300명이 넘는다. ‘4·3빨갱이 마을’이라는 시선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마을 이름까지 동귀리, 귀일리로 불리기도 했었다.

극심한 이념논쟁의 중심에 서 있었던 4·3의 아픔을 마을 주민들은 ‘모두가 역사의 피해자’라는 뜻에서 지난 2003년 정부와 자치단체의 도움 없이 모금을 통해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추모비를 건립했다.

영모원 위령단 좌측에는 ‘취국절사 명현비’와 ‘호국열사 충의비’가, 우측에는 4·3희생자 위령비가 나란히 있다. 일제강점기 항일독립운동가들과 한국전쟁당시 전몰장병, 4.3희생자들을 한곳에 모셔 ‘역사의 갈등과 대립에서 화해와 용서로 나아가자’는 것이 주민들의 뜻이었다.
영모원의 4·3희생자 위령비 뒷면에는 ‘여기 와 고개 숙이라’는 글이 쓰여져 있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모두가 희생자이기에 모두가 용서한다는 뜻으로, 모두가 이 빗돌을 세우나니 죽은 이는 부디 눈을 감고 산 자들은 서로 손을 잡으라’….”

이날 배광시 하귀리 발전협의회 공동위원장은 “다시는 그와 같은 비극이 있어선 안되겠다는 그런 각오로 그 분들의 ‘넋을 기리자’ 이런 취지”라며 “알고보면 지금 살아남은 사람들은 전부 피해자고 이제 이념을 다 떠나서 너나 할 것 없이 전부 참여해 주셔서 (영모원을) 성공적으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화해와 통합의 상징적인 장소”라고 화답하며 김정숙 여사와 함께 4·3위령비 뒤쪽으로 이동해 ‘여기 와 고개 숙이라’는 글을 읽고 자리를 떠났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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