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희생자 위령제례 봉행...코로나19로 하루 앞당겨져
4·3희생자 위령제례 봉행...코로나19로 하루 앞당겨져
  • 김동건 기자
  • 승인 2020.04.02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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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명 위패 추가 봉안, 총 1만4401명 제례 봉행
제72주년 4·3희생자추념식을 하루 앞둔 2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4·3희생자 위령제례가 봉행됐다. 김동건 기자.
제72주년 4·3희생자추념식을 하루 앞둔 2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4·3희생자 위령제례가 봉행됐다. 김동건 기자.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아버지를 뵈러 왔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4·3희생자 위령제례가 하루 앞당겨 봉행됐다.

제72주년 4·3희생자추념식을 하루 앞둔 2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

제주4·3희생자유족회(회장 송승문) 회원들이 모여 4·3희생자 위령제례를 봉행했다.

4·3추념식 당일 거행되던 위령제례가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하루 앞당겨졌다.

이날 4·3희생자유족회는 4·3희생자 148명의 위패를 추가 봉안해 총 1만4401명의 제를 지냈다.

코로나19 여파로 유족들의 참석을 최대한 자제한 결과 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 유족 200여 명이 자리해 70여 년 전 억울하게 세상을 먼저 떠난 가족과 친척의 넋을 기렸다.

유족들은 제례 후 위령제단 뒤편 봉안실을 찾아 4·3희생자들을 참배하며 눈물을 흘렸다.

엄숙하고 고요했던 봉안실 내부가 금세 가족을 그리워하는 유족들의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2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 뒤편 봉안실에서 4·3희생자 유족들이 가족과 친척의 넋을 기리고 있다. 김동건 기자.
2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 뒤편 봉안실에서 4·3희생자 유족들이 가족과 친척의 넋을 기리고 있다. 김동건 기자.

장수석씨(76)는 “4·3 당시 북촌마을 학교 운동장에 모인 주민들 사이에서 아버지가 트럭에 타면서 어머니와 나만은 살려달라고 하신 것이 마지막 아버지 모습으로 기억한다”며 “아직도 당시 상황이 꿈에 나타나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며 눈물을 훔쳤다.

박성대씨(74)는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아버지를 뵈러 왔다. 어머니는 4·3 당시 나를 데리고 보리밭에 3일 동안 숨었다고 하셨다”며 “어머니가 내 울음소리를 막으려고 보자기로 입을 꽁꽁 싸맨 영향으로 아직도 숨 쉴 때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4·15 총선에 출마한 제주시갑 송재호 후보(더불어민주당), 제주시을 오영훈 후보(더불어민주당), 부상일 후보(미래통합당), 서귀포시 위성곤 후보(더불어민주당), 강경필 후보(미래통합당)와 4·3희생자유족회장 출신인 양윤경 서귀포시장 등이 이날 위령제례에 참석했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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