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와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
치유와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3.3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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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대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장

요즘 제주는 개나리, 진달래, 벚꽃, 유채꽃 등 화사한 꽃물결이 넘쳐 흐르고 있다. 

그러나 봄을 즐기던 사람들로 가득했던 여느 해 봄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낯설기만 하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확산 예방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동참하기 위해 왕벚꽃축제, 유채꽃축제 등 각종 행사가 전면 취소됨으로 인해 지역경제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농업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식자재용 월동무, 양파, 상추, 깻잎 등 특정 농산물은 소비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잇단 개학 연기로 학교 급식용 친환경농산물과 우유 등도 판로난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 적극적인 사주기 운동을 전개하고 농협, JDC, 개발공사, 마사회 등도 함께 참여해 학교 급식 출하농가에 그나마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농·축산물 소비 부진 해소를 위해 지난 2월부터 화훼류 약 9만여 송이를 구매·판매해 화훼농가를 지원했으며 도내 농·축협 하나로마트에서 돼지고기 소비촉진 할인 행사를 통해 16.6t을 판매하는 등 양돈농가를 지원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가운데 제주농협 차원의 만감류 소비 촉진 활동을 진행한 결과 4000t의 매출실적을 거양했다. 

만감류(천혜향, 한라봉 등)가 가장 맛이 들었던 지난 2월 말에 진행한 ‘너랑 나랑 둘이서 하루에 감귤 2개씩 먹자’는 취지의 ‘222행사’를 통해 만감류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국민 건강 비타민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제주농협은 농산물 소비 촉진 이외에도 판로 다변화를 위해 홈쇼핑을 포함한 온라인 쇼핑몰 사업 확대 및 수출(국) 다변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온라인 및 홈쇼핑 업체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해 지난 한 달간 감귤류 등 제주농산물 634t의 판매를 지원했으며 3월 중에는 잇단 개학 연기에 따른 친환경 농가의 학교 급식 판로 지원을 위해 제주도, 도교육청과 연계해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구입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제주농협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최근 범제주농협 공동방역단을 출범시켜 농협 관련 시설은 물론 도내 오일장과 학교 등에 방역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농업인과 취약계층을 위해 마스크 및 손 소독제 등을 무상 지원했고 공적 마스크 판매에도 앞장서고 있다. 

4월 양파 수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영농 수확철 농번기 인력난 해소를 위해 제주농협은 제주도와 함께 영농 인력 수급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국민수확단 모집은 도내 참여자 위주로 하고 있고 공무원과 농협, 기관 등을 대상으로 자원봉사자도 확대 모집해 고령농 등 취약농가에 우선 지원해 경영비 절감을 통한 농가 소득 향상을 도모할 계획이다.

이제 사랑하는 가족과 건강한 인류를 위해 우리의 일상의 패턴을 바꿔야 할 시점에서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에 그 어느 때보다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앞으로 주기적으로 찾아올 코로나19와 같은 재앙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해답의 상당 부분이 농업의 공익적 가치에 잠재돼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농업·농촌은 우리 사회의 근간이다. 농업은 생존에 필요한 안정적인 식량을 보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름답고 살기 좋은 자연 문화 경관 보존을 통해 농촌을 찾는 지친 현대인들에게 휴식과 더불어 자연 치유의 기회를 제공하며 농촌 마을을 유지해 주고 환경과 생태계를 보전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코로나19를 ‘함께의 힘’으로 잘 이겨내고 있다. ‘나 하나쯤이야’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수눌음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참여하는 길만이 살 길임을 거듭 강조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온 국민이 지쳐가고 있다. 그러나 조속한 시일 내 코로나19는 종식되리라 본다. 그래서 그 이후 치유프로그램도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사랑하는 가족과 건강한 인류를 위해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에 그 어느 때보다 깊은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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