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제 없는 감염병 맞서려면 전문병원 설립 필요"
"약제 없는 감염병 맞서려면 전문병원 설립 필요"
  • 정용기 기자
  • 승인 2020.03.29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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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철 제주대학교병원장 인터뷰
"'제주의료자치' 실현 위해서는 상급종합병원 필요해"
"의료권역 서울·제주 묶여…상급종병 지정 경쟁 한계"
"상급종병 지원 부족…국가·지자체 지원 확대 있어야"
"약제 없는 신종바이러스 대비 전문병원 설립 필요해"
"의료 인력 양성은 물론 인력 유출 없도록 역량 결집"
지난 26일 송병철 제주대학교병원장이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대한 의견과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창덕 기자 kko@jejuilbo.net
지난 26일 송병철 제주대학교병원장이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대한 의견과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창덕 기자 kko@jejuilbo.net

송병철 제주대학교병원장(55)은 지난 2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제주도의 ‘의료자치 실현’을 위해서는 상급종합병원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를 위해 의료진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인력·장비의 안정적인 확보와 지원 역시 제주도 의료업계와 관계 당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급종합병원 지정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 중 하나로 현재 서울·제주가 하나의 진료권역으로 묶여있다는 것을 지목했다.

송 원장은 “섬이라는 특수성과 이송 거리 등을 고려하면 제주 진료권은 별도로 분리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송 원장은 완치 퇴원한 4명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모두 대구 등 다른 지역에서 왔는데 현재 입원 치료 중인 3명의 확진자는 외국 여행을 한 것으로 나타나 감염병 유입 양상이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송 원장은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에 대비한 감염병 전문병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진료에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리고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
현재까지 4명의 환자가 완치돼 퇴원했고 3명의 환자가 입원 치료 중이다. 이전 4명의 환자가 모두 대구 등에서 여행을 했는데 현재 입원중인 3명의 환자는 모두 외국 여행을 한 환자로 감염 양상이 바뀌는 추세다.  
어려운 점은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이라는 것과 또한 전쟁 중에는 무기를 이용한 공격과 방어를 적절하게 잘해야 하는데 바이러스를 공격할 무기인 약제가 없는 것이 가장 어려운 점이다.
메르스 감염병 사태 이후 감염병이 언제든 다시 발생할 것에 대비했다. 우선 매년 새로운 감염병 환자가 발생했다는 가정 하에 검사 진료 및 음압격리병상으로 이송하는 훈련을 해왔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실제로 발생한 후 지난 1월 28일 제주대학교병원 코로나19 신속대응팀을 구성했다. 코로나19 검사시설 및 장비도 투입해 자체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유증상 환자를 대상으로 하루 3회 검사를 시행했다. 지난 25일까지 486명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했다.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필요성과 지정 후 뒷받침돼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
감염병 전문병원은 미래의 불확실한 공중보건위기 상황에 대비해 경제성 문제와 상관 없이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2015년의 메르스 유행으로 의료시설이나 전문 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 1개, 권역별 감염전문병원 5개 설립이 논의됐었으나 이뤄지지는 않았다. 
코로나19로 감염병 전문병원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올해 우선적으로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 1개, 권역별 감염전문병원 2개 설립이 예정됐다.
제주도에는 연간 80만명 정도의 중국인 관광객이 방문했다. 제주도는 신종 감염병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아서 감염병 전문병원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곳이다. 
감염병 전문병원은 집단 감염병 발생에 대비해 운영되는 병원이다. 시설, 인력, 장비도 기존 인프라 안에서 준비해야 하다 보니 비효율적인 시설이 될 것이다. 따라서 감염병 전문병원을 운영하기 위한 시설, 인력, 장비 등에 대해 발생하는 초기·유지 비용을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서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송병철 제주대학교병원장.

■상급종합병원 진입 계획 및 추진상황은.
제주대학교병원이 추구하는 목표는 ‘제주의료자치 실현’ 이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800병상 이상의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의료진 확충, 최첨단 장비를 확보해 최고의 의료의 질을 확보, 상급종합병원으로 진입하는 것이다. 
상급종합병원이 42개 있으나, 광역지자체 중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지역은 제주도, 울산시, 세종시 등 3곳이다. 문제는 제주가 9개의 진료권 중 서울권에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제주가 섬이라는 특성과 이동 거리 등을 고려한다면 제주 진료권은 별도로 구분돼야 한다. 이를 전제로 도내에 1개의 상급종합병원 정원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올 연말쯤 교육부가 ‘2021년 제주대학교병원 위기대응 하이브리드 (hybrid) 교육진료동 증축 사업계획서’를 승인하면 제주지역에 부족한 응급입원병상(40병상), 중환자실(20병상), 간호간병통합병상(90병상) 등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 병원 증축에 예상되는 총 비용은 460억원 정도다. 여기서 문제는 비용의 25%만 지원되고 나머지 75%는 자부담이어서 재정적인 부담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상급종합병원의 존재 여부는 지역사회 의료불균형과도 직결된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의료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제주대학교병원 증축 사업에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위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
 
■상급종합병원 진입을 위해서는 의사 간호사 인력확보가 중요한데 계획은.
우수한 의료진들이 상대적으로 제주에서 근무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특히 중증 응급환자를 다루는 전문의는 전국적으로 인력난이 심각하다.
단기적으로 이러한 인력 충원에 행정, 재정적 지원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필요한 인력보다 더 많은 정원을 확보해 업무 부담을 줄이려고하고 있다. 진료량에 관계없이 전문적인 업무의 특성을 고려한 일정 수준 이상의 인센티브도 제공하고 있다.
제주대병원은 인턴 멘토링 제도, 전공의 국내연수, 논문발표 장려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주 80시간 근무 환경도 철저히 지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과대학 졸업생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고 서울 지역 선호 현상으로 전공의 정원을 못 채우는 경우가 많다. 
실제 제주대학교 의과대학의 정원은 40명으로 전국의 의과대학에서 정원이 가장 적다. 지역의료기관에서는 전공의 뿐만이 아니라 전문의 충원도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의사수가 서울 407명인 반면 제주는 239명이다. 따라서 절대적인 의사수의 부족과 이에 더해 지역간의 의료인 격차가 매우 심각하다. 
의료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대 의과대학에 지역인재 선발 최소 기준 상향 조절, 의과대학 최소 정원 60명으로 상향, 증원된 정원을 반드시 지역 인재로 선발하는 등 관계 기관과 협의를 지속하겠다. 간호사 역시 인력 유출과 함께 사내 문화 등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사직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의료비용의 도외 지역 유출에 대한 입장은.
제주지역 의료기관에 바라는 미래상에서 70%의 도민들이 ‘육지로 나가지 않고 믿고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선택한 조사 결과가 있다. 그런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지역별의료이용통계’에 의하면 진료를 위해 제주도민이 타지역 의료기관을 이용한 비율은 2010년 10%에서 2017년 15.6%로 지속적으로 늘었다. 2017년 기준 도민의 1년 총 의료비용이 9634억원인데 도외 의료 비용은 1506억원이었다. 엄청난 비용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아직도 도내 의료기관들이 제주도민으로부터 충분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제주대학교병원은 ‘제주의료자치’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진정한 ‘제주의료자치’가 이뤄지면 도외 의료비용 유출은 10%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확신한다. 국내에서 가장 의료환경이 좋은 서울, 부산, 대구 시민의 외부 유출율이 10% 정도이므로 이에 준하는 의료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직원들과 역량을 결집하겠다.

지난 26일 송병철 제주대학교병원장(왼쪽)이 본지 부남철 편집국장과 진행한 대담에서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대한 의견과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창덕 기자 kko@jejuilbo.net

대담=부남철 편집국장. 사진=임창덕 차장. 정리=정용기 기자.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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