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제주여행’ 반드시 책임 물어야
‘코로나 제주여행’ 반드시 책임 물어야
  • 제주일보
  • 승인 2020.03.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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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난처가 아니다. 상대적으로 청정한 지역이지만 제주도민이 일상을 희생하면서 지켜내고 있다. 해외여행 이력이 있는 사람은 잠복기간에 제주에 오지 말라.” 지난 26일 제주도청에서 진행된 코로나19 브리핑 과정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한 말이다. 원 지사는 이어 “해외 유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귀국을 종용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엄격하게 자가 격리하고, 방역수칙을 지켜주길 바란다. 피난 삼아서 귀국하고 제주에 입도하면서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출발은 지난 20일로 거슬러 간다.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던 A씨(19·여· 서울 강남구)는 귀국 닷새만인 이날 관광목적으로 어머니, 지인 등 일행 3명과 함께 제주에 내려왔다. 그는 제주에 올 때부터 오한·근육통·인후통 등의 증세가 있었는데도 별다른 조치 없이 여행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A씨와 접촉한 도민 등은 30명이 넘고, 우도 방문 당시 이용한 여객선 승객 등까지 더하면 1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A 씨는 도내 두 곳의 리조트에 머물면서 유명 식당과 카페 등 20여 곳을 돌아다녔다.

A씨는 24일 돌아갔고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A씨의 어머니도 코로나19 양성판정이 나왔다. A씨가 제주에서 보인 행태는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우선 최대 잠복기 14일이 지나기 전에 굳이 제주여행을 선택한 것이 의문이다. 또, 제주에 들어온 20일 오후 8시쯤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발현했는데 4박5일 관광 일정을 모두 소화한 것도 이해할 수 없다. 결국 제주도가 이들 모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전 세계는 지금 코로나 19로 긴급명령권이니 행정명령이니 등 그동안 듣지도 보지 못했던 용어들이 등장할 만큼 초긴장의 상태에 있다. 우리나라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이 과정에 수많은 희생과 헌신이 따른다. 의료진 자원봉사자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수많은 고통를 감내하고 있는 시민 등. 전 세계를 위협하는 코로나19차단을 위해 일시적 어색함을 견디자는 국민적 동참이 이어지는 이 마당에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 행동은 분명 사회정의에 반하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제주도의 입장에 일부 이론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번 A씨 행위에 대한 책임 추궁은 꼭 A씨만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나올 수 있는 ‘흡사 또는 유사 A씨’ 등에 대한 경고란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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