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평생종합복지센터’에 부쳐
‘발달장애인 평생종합복지센터’에 부쳐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3.2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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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무관심 속에 흘려듣고 보던 것이 애정을 갖고 가까이 다가가면 생각 이상의 큰 문제와 의미를 지닌 경우가 많다.
장애인 문제도 그 가운데 하나다. 특별히 발달 장애는 여느 장애와는 다른 고유의 특성으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자식보다 하루만 더 살기를 바라는, 거꾸로 말하자면 자식이 하루 먼저 죽기를 바라는 처절한 소원을 갖게 하는 것이 바로 발달 장애다.
국내 발달 장애인은 20만명이 넘는다. 죽을 때까지 곁에서 돌봐야 하는 발달 장애의 특성 상 발달 장애인의 가족 또한 장애의 삶을 살기는 마찬가지다.
하루 이틀 돌보는 것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닐 텐데 평생 애간장을 태우며 보살핀다는 것은 상상조차 어려운 고통일 것이다. 발달 장애인 가족은 지금 ‘삶 아닌 삶’ 그런 삶을 살고 있다.
‘발달 장애인 권리 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 상황이 조금은 나아졌다 하지만 아직도 이들의 삶의 개선은 요원하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 23일 서귀포시 토평동 1995번지 일대 ‘발달장애인 평생종합복지센터’ 사업부지 9570㎡ 중 묘지 2기 면적인 1670㎡를 제외한 8030㎡를 매입해  조성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사업 대상지 내 ‘묘지’ 문제에 부딪쳤지만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의견에 따라 다른 곳으로 이전하지 않고 사업 부지를 축소해 계획을 확정했다고 한다.
잘한 일이다.
발달 장애인은 전 생애주기에 지속적인 돌봄과 가족 지원이 요구되는 장애 특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학령기 이후(18세) 발달 장애인의 이용 프로그램 및 보호기관 부족으로 부모가 전적으로 돌봄 책임을 져야 해 가족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지난주에는 어머니와 발달장애 아들이 함께 숨지는 비극적인 사건도 발생했다.
우리는 하루속히 ‘발달장애인 평생종합복지센터’가 개소돼 발달 장애인을 대상으로 평생 교육과 직업훈련, 의료 재활 등을 실시되기를 바란다.
또 발달 장애인 가족들이 소통하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
소외된 이들,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문제를 다룰 때마다 결론이 상투적이라고 한다. 이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발달 장애인과 그 가족이 안고 사는 고통을 조금만 눈여겨본다면 이런 방관자적인 지적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발달 장애인 문제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인식 전환이 국가와 지역사회에 필요한 때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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